김용목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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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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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구광역시 동구 둔산동 옻골에 있는 경주 최씨네 광정공파 종가의 주거생활과, 18세기 중후반기 사대부의 생활사를 자세히 드러낸 보고서이다.
종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조상의 혼령을 받드는 공간을 완벽하게 갖춘 점이다. 큰사당(가묘)과 재사사당(별묘)을 비롯해서, 제사를 받드는 보본당(재실)도 건립하였다. 조선시대 상류가옥 가운데 재실이 있는 집은 다섯 손가락에도 못 미친다. 내 기억에 봉화 닭실酉谷里의 권씨네 한 집뿐이며, 경주 양동 손씨네 것은 오래전 화재로 소실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최씨네는 제물을 마련하고 제기 따위를 간수하는 건물庖舍과 고지기를 따로 두는 외에, 그의 살림집과 방앗간채까지 세웠다. 이 두 건물은 우리나라의 오직 하나뿐인 보기이다. 조선시대 유교가 강조한 조상숭배의 덕목을 닦고 지키는데, 이보다 더 큰 공력을 기울인 가문은 없다.
김광언 지음, 크라운변형판, 반양장, 4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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