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조선 왕실의 다연(茶宴) 문화에 대해 역사, 종교, 정치, 기후, 의례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살폈으며, 다연 문화의 사회적 기능, 문화적 의의, 의례적 형식 등을 검토하였습니다. 이 저술은 다연 문화의 가치를 확장하고, 향후 꾸준한 연구가 이어지기를 바라는 저자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 김상보 교수님께서는 평생을 한식 연구에 헌신하신 학자로서, 학문에 대한 열정과 깊은 지식, 그리고 사람에 대한 사랑이 깊고 넓은 분이셨습니다. 저는 제자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입장이지만, 2019년 가을 어느 날 교수님으로부터 다례(茶禮) 연구를 당부받았습니다. 이후에도 교수님께서는 다례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다도(茶道)와 다례(茶禮)의 차이점에 대해 여러 차례 설명해 주셨지만, 저는 정작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해 늦여름, 교수님께서 “다음에 윤문(潤文)할 일이 생기면 도와주세요.”라고 말씀하셨을 때도 형식적인 대답만 했을 뿐, 그 의미를 깊이 새기지 못했던 것이 아쉽고 송구스럽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 책의 육필 원고를 마무리하신 후 갑작스럽게 별세하셨고, 저는 교수님께 학은을 입은 인연으로 교정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원고를 살피는 동안, 교수님께서 주신 당부의 말씀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불교·도교·유교가 다례 문화에 미친 영향을 다룬 부분에서 한참을 멈춰 생각했으며, 다과(茶果)와 소선(素膳)의 관계를 정리하며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조선 왕실 연향(宴享)에서 강조된 유교적 가치관에 대해 다연을 통해 바라보는 대목, 연향에서 사용된 그릇과 담음새, 그리고 상화(床花)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예식(藝食)의 의미를 정리하는 과정에서는 교수님께서 생전에 한식의 맛(味)과 멋(美), 그리고 도(道)에 대해 들려주시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이처럼 한 권의 책을 통해 깊은 학문적 고민과 감동을 경험할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교수님의 통찰력과 애정이 담긴 연구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목차
추천사 / 4
간행사 / 7
제1장 들어가는 글
Ⅰ 조선 왕실의 〈다연(茶宴)〉 성립 / 17
Ⅱ 〈다연식(茶宴食)〉 / 19
1. 배경 / 19
2. 〈다연식〉과 소선(素膳) / 21
Ⅲ 〈다연의(茶宴儀)〉의 예악관과 《주역(周易)》의 음양관 / 23
1. 예악관(禮樂觀) / 23
2. 《주역》의 음양관(陰陽觀)과 예악관 / 24
Ⅳ 〈다연례(茶宴禮)〉 / 31
1. 《국조오례의》를 통하여 표출한 〈다연의(茶宴儀)〉에서의 위계질서 / 31
2. 〈다연의〉에서 자리 배정과 음다(飮茶) - 다례(茶禮)인가, 다도(茶道)인가 / 34
Ⅴ 조선 왕실의 〈다연〉 / 38
제2장 〈다연〉의 성립과 배경
Ⅰ 불교와 도교의 만남, 선종의 출현 / 43
1. 중국의 초기 불교 전개와 공문(空門) / 43
2. 노장사상의 전개와 좌망(坐忘) / 45
3. 불교와 도교의 만남, 선종의 출현 / 48
Ⅱ 좌망과 해탈을 위한 차[茶]의 출현, 신선 음료 술 / 51
1. 약으로 출발한 《신농본초경》의 〈고채(苦菜)〉 차 / 51
2. 도가(道家)와 불가(佛家)의 〈차〉 / 55
3. 도가의 약이었던 〈술〉 / 57
Ⅲ 〈소선(素膳)〉의 기본은 차와 다과(茶果) / 60
1. 《제민요술(齊民要術)》 〈소식〉 / 60
2. 당(唐), 송(宋)의 〈다연〉과 다과 전개 / 74
3. 백제의 〈소선〉 전개 / 78
4. 통일 신라의 선종 정착과 〈소선〉 / 87
5. 《거가필용(居家必用)》 〈소식〉 / 94
6. 고려 시대의 문헌 자료와 〈소선〉 / 115
Ⅳ 다례(茶禮)와 주례(酒禮)가 결합한 고려 왕실의 〈다연(茶宴)〉 / 124
1. 사회상 / 124
2. 도리천의 세계를 구현한 고려 왕실의 〈다연〉 / 129
제3장 다연식(茶宴食)의 성립 배경
Ⅰ 조엽수림 문화(照葉樹林文化) 속의 한반도 / 139
1. 조엽수림 문화란 / 139
2. 조엽수림 문화 속에서 전개된 주요 식자재 / 142
Ⅱ 조엽수림 문화를 대변하는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 속의 음식 문화 / 192
1. 중국 남조(南朝)의 사회상 / 192
2. 《형초세시기》의 〈팔관재계〉와 〈우란분재〉 / 194
3. 《형초세시기》의 세시 음식 문화 / 201
4.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의 세시 음식 문화 / 206
제4장 조선 왕조의 다연
Ⅰ 연향(宴享) 의례와 의궤(儀軌) / 215
Ⅱ 의궤의 예악관(禮樂觀) / 218
Ⅲ 동일한 흐름 속에서 전개된 왕실의 〈빈례〉와 〈가례〉 상차림 / 220
1. 1609년 《영접도감의궤》 〈빈례〉 상차림 / 220
2. 1630년 《풍정도감의궤》 〈가례〉 상차림 / 236
3. 1744년 《가례도감의궤》 〈가례〉 상차림 / 241
4. 빈례와 가례의 연향 상차림 찬품 비교 / 248
Ⅳ 《국조오례의》 〈빈례(賓禮)〉 / 250
1. 다례의(茶禮儀) / 250
2. 주례의(酒禮儀) / 263
3. 향례의(享禮儀) / 275
4. 연례의(燕禮儀) / 306
Ⅴ 누적된 1,000년의 〈소선(素膳, 素食)〉 문화 / 323
1. 한과(漢果, 과실 · 유밀과 · 떡)의 내용성, 장생불사 / 323
2. 1,000년의 〈소선〉 문화 속에서 발달한 한과 / 326
3. 조선 왕실의 〈소선〉을 결정한 요인 / 331
4. 조선 왕실의 〈소선〉 차림 문화 / 339
5. 고려인들이 선험(先驗)한 《수운잡방(需雲雜方)》의 〈소선〉 / 392
Ⅵ 연향식의 예술성 / 412
1. 예식(藝食)으로서 미(味)와 미(美) / 412
2. 고여 쌓아 담는 찬품은 성(聖)스러움의 표출 / 415
3. 아름답게 장식하여 차린 〈다담(茶啖)〉과 끽다(喫茶) 문화 / 419
4. 〈한과〉는 다양한 내용성(이야기)을 가진 예술 작품 / 426
제5장 나오는 글
Ⅰ 다연(茶宴) / 431
1. 다연식(茶宴食)의 성립 / 431
2. 조선 왕실의 연향은 왜 〈다연〉인가 / 432
Ⅱ 성격이 같은 〈빈례〉와 〈가례〉 상차림 / 436
Ⅲ 〈연상〉의 〈소선(素膳)〉과 상화는 1,000년이 누적된 선종 문화의 산물 / 438
참고문헌 / 441
색인 / 451
저자
김상보 金尙寶 Kim Sang Bo
1986년 한양대학교 이학박사(식품학) 학위 취득.
1993 ~ 1994년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 객원교수.
1978 ~ 2015년 대전보건대학교 교수.
전 전통식생활문화연구소 소장.
평생에 걸쳐 한식과 조선왕실의 궁중음식을 연구한 학자로, 우리 식문화를 대중에게 쉽게 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학술도서에 다수의 저서가 선정되어 그 노력을 인정받았으며, 전통식생활문화연구소 소장으로서 연구에 전념 하였다.
주요 저서
조선왕조 궁중의궤 음식문화 (1995)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한국의 음식생활문화사 (1997) [우수학술도서]
조선왕조 궁중음식 (2004)
다시 보는 조선왕조 궁중음식 (2011)
약선으로 본 우리 전통음식의 영양과 조리 (2012)
우리 음식문화 이야기 (2013) [문화관광부 우수도서]
화폭에 담긴 한식 (2015)
조선왕실의 풍정연향 (2016)
한식의 도를 담다 (2017) [우수학술도서]
전통주 인문학 (2022) [우수출판콘텐츠]
음양오행사상으로 본 조선왕조의 제사음식문화(1996)
조선왕조 궁중연회식 의궤 음식의 실제(1995)
조선왕조 혼례연향 음식문화(2003)
생활문화 속의 향토음식문화(2002)
조선후기 궁중연향 음식문화 (문화관광부 우수도서 선정)
조선시대의 음식문화 (문화관광부 우수도서 선정)-- 세종도서
우수교양도서(2006)
조선왕조 궁중 떡(2006)
조선왕조 과자와 음료(2006)
상차림 문화(2010)
사도세자를 만나다(2011)
현대식으로 다시 보는 영접도감의궤
현대식으로 다시 보는 수문사설
사상으로 만나는 조선왕조 음식문화(2015)
조선의 밥상(2023)
역서
원행을묘정리의궤
찬품조
어장과 식해의 연구(2005)
수상
1999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9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2015년 황조근정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