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불교문화유산 32점, 제자리로 돌아간다

문화재청, 1988년~2004년 14개 사찰의 도난 불상 21점, 불화 11점 조계종에 반환

박동석 발행인ㆍICPSC이사장 승인 2023.05.27 19:00 의견 0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구례 천은사 제석천상(帝釋天像)과 나한상(羅漢像)」등 1988년~2004년 사이 전국 14개 사찰에서 도난되었다가 되찾은 불교문화유산(불화 11점, 불상 21점) 총 32점을 지난달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스님)에 돌려줬으며, 이에 따라 대한불교조계종은 5월 23일 오후 2시 조계종 총무원 1층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울시 종로구)에서 환수 고불식(告佛式)을 개최했다.

감사패 증정(왼쪽-이재원 문화재청 안전기준과장, 오른쪽-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기념사진(맨앞 왼쪽 두번째-최응천 문화재청장, 맨앞 오른쪽 세번째-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조계종에 돌려준 불교문화유산에는 1988년 도난당한 불상으로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조선 후기의 조각 장인 색난(色難) 등 여러 화원이 제작한 것으로 확인되는 「구례 천은사 제석천상(帝釋天像)과 나한상(羅漢像)」과 1999년 도난당한 불화로 18세기 후반 불화의 전형적인 설채법과 세련된 필치가 돋보이는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등 역사적 · 학술적 · 회화사적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1. 강진 백련사 삼장보살도(三藏菩薩圖)
• 시기 : 1773년(영조 49)) • 크기 : 전체-세로 116cm, 가로 312.2㎝ 화폭_세로 155.2cm, 가로 299.4㎝ • 재질 : 비단(絹)에 채색
1994년 7월 강진 백련사에서 도난당한 불화다. 하단 화기에는 1773년 4월 제작하여 백련사에 봉안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작품을 그린 불화승은 18세기 중반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송계당(松溪堂) 쾌윤(快玧)과 화악당(華嶽堂) 평삼(平三)이다. 가로가 긴 화면에는 중앙의 천장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 지지보살과 지장보살을 배치하였다. 화면 구성이나 도상, 채색 등에서 18세기 불화의 양식적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 수준 높은 작품이다. 도난 후 화면부 오염 처리, 녹색과 적색 안료를 중심으로 개칠 등 개보수 흔적이 확인된다.

2. 대구 달성 유가사 영산회괘불도(靈山會掛佛圖)
시기 : 1784년(정조 8) • 크기 : 전체-세로 440cm, 가로 281.4㎝ 화폭_세로 428cm, 가로 281.4㎝ • 재질 : 삼베(麻)에 채색
1993년 7월 대구 달성 유가사에서 도난당한 불화이다. 석가모니가 인도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이 작품은 1784년 윤 삼월에 조성되었다. 이 불화는 사찰의 야외 의식에서 사용되었던 괘불로 화면 중앙에 항마촉지인을 한 석가모니불을 배치하고 두광(頭光) 양측으로는 보살형의 노사나불과 지권인을 한 비로자나불을 작게 묘사하여 전체적인 구성은 삼신불(三身佛)의 형태를 갖춘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다. 이 불화는 불보살을 그린 화승의 능수능란한 필력이나 주색 위주의 과감한 설채법 등이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3.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시기 : 1778년(정조 2) • 크기 : 화폭-세로 220cm, 가로 242㎝ • 수량 : 비단(絹)에 채색
1999년 5월 14일 도난당한 불화다. 1778년 보경사 대웅전의 삼불회도 및 삼장보살도, 명부전의 지장보살도가 제작될 때 함께 만들어 팔상전에 봉안하였던 영산회상도이다. 화면 중앙의 석가모니불은 화려한 꽃문양으로 채워진 원형 광배를 갖춘 모습에 연화대좌 위 결가부좌하고 앉아 오른 손은 아래로 내린 항마촉지인을 하였다. 여래의 주위로 팔대보살과 범·제석천, 십대제자와 신장 등을 그리고 화면 하단에는 역동적인 인왕상과 사천왕을 배치하였다. 채색은 적색과 녹색을 주로 사용하는 18세기 후반의 전형적인 불화의 설채법을 보여준다. 각 존상의 얼굴과 신체, 문양에서 화승의 세련된 필치가 돋보인다. 하단부 화기는 일부 훼손되어 있으나 함께 회수된 포항 보경사 지장보살도와의 비교를 통해 동시기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4. 포항 보경사 지장보살도(地藏菩薩圖)
• 시기 : 1778년(정조 2) • 크기 : 화폭-세로 158.9cm, 가로 180㎝ • 수량 : 비단(絹)에 채색
1999년 5월 14일 도난된 불화로, 1778년 보경사 대웅전의 삼불회도 및 삼장보살도, 팔상전 영산회상도와 함께 조성되어 명부전에 봉안된 지장보살도이다. 화면 중앙에는 높은 불단 위 청연화대좌 위에 결가부좌한 모습으로 화려한 꽃문양의 원형 광배와 두광을 갖춘 지장보살이 있다. 그 주위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과 보살 4위를 배치하고, 구름으로 구획된 상단 뒷열에는 선악동자와 일직사자, 월직사자를 두었다. 하단에 화기를 통해 건륭(乾隆) 43년이라는 제작시기와 제작자로 불화승 성명(聖明)과 포관(抱寬)이 참여 하였음을 명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 학술적 · 회화사적 가치가 높다


2020년 1월경, 경매사에 불화를 출품해 처분하려다 범행이 발각된 피의자의 자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은닉해 온 불상과 불화 등 총 32점의 도난 불교문화유산을 찾아내면서 그 존재가 드러난 바 있다. 발견 당시 일부 불상은 틈이 심하게 벌어지거나 파손된 것도 있었으며, 일부 불화는 임의로 덧칠이 되어 있는 등 원형이 훼손된 것도 있었다.

5. 순천 동화사 석가모니불회도(釋迦牟尼佛會圖)
• 시기 : 조선후기(18세기) • 크기 : 전체-세로 293cm, 가로 254.6㎝ 화폭_세로 282cm, 가로 242.6㎝ • 재질 : 비단(絹)에 채색
순천 동화사 대웅전에 봉안되었던 석가모니후불도로 1992년 3월 도난당한 불화이다. 화면에는 붉은 바탕에 선묘(線描)로 결가부좌에 항마촉지인의 손모양을 갖춘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네 분의 보살을 협시로 배치한 간략한 구성이다. 불화의 조성 기록인 화기의 훼손으로 제작연대나 소장처, 제작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지만 커다란 화면에 불보살만을 배치한 대담한 구성, 세심한 필선에서 드러나는 활달하면서 공교함을 겸비한 필력을 볼 때 당대의 출중한 화승에 의해 조성된 불화임을 알 수 있다

6. 청송 대전사 지장시왕도(地藏十王圖)
시기 : 1806년(순조 6) • 크기 : 전체-세로 284cm, 가로 334㎝ 화폭_세로 274cm, 가로 323㎝ • 재질 : 비단(絹)에 채색
2000년 9월 5일 청송 대전사에서 도난당한 불화이다. 화면에는 지장보살과 시왕, 저승세계의 권속 등을 그렸다. 화기에 소장처는 지워져 있지만 불화의 조성시기와 제작에 참여한 승려들이 불화승 종간(宗侃)이 그린 〈대전사 명부전 지장시왕도〉에도 참여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1806년 4월 대전사 대웅전 중단탱화로 조성되었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불화 제작의 감독을 맡은 사람은 불화승 세연(世衍)이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원형의 색을 잘 보존하고 있으며, 세부 표현에서 19세기 경북지역을 대표하는 불화승 퇴운당(退雲堂) 신겸(愼兼)의 화풍적 특징을 잘 계승한 세연(世衍)이 그린 불화라는 점에서 학술적 · 자료적으로 가치가 높다

7. 구례 화엄사 시왕도(十王圖)
• 시기 : 1862년(철종 13) • 크기 : 손상 위험으로 측정 불가 • 재질 : 비단(絹)에 채색
2001년 12월 28일 화엄사에서 도난당한 시왕도로, 명부 10명의 왕을 5명씩 나눠 그린 두 폭의 불화 가운데 1폭이다. 2단으로 구성된 화면은 상단에 명부의 제2초강대왕, 제4오관대왕, 제6변성대왕, 제8평등대왕, 제10오도전륜대왕 등을 그리고 하단에는 구름으로 구획하여 망자들이 형벌을 받는 5개의 지옥 장면이 펼쳐져 있다. 5명의 명왕들은 탁자를 앞에 두고 의자에 앉아 망자의 죄를 심판하는 모습이며, 그 아래로 판관, 사자, 옥졸, 동자 등의 권속이 배치되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백의관음은 명부계 불화에서는 보기 드문 이색적인 모티프이다. 이 불화는 1862년 11월, 해운당(海雲堂) 익찬(益贊)과 풍곡당(豊谷堂) 덕린(德獜), 월허당(月虛堂) 준언(俊彦), 해명당(海溟堂) 산수(山水) 등 화승 17명이 제작하였다

8. 함양 벽송사 여래회도(如來會圖)
• 시기 : 1897년(광무 1, 대한제국기) • 크기 : 전체-세로 172cm, 가로 200㎝ 화폭-세로 156cm, 가로 191㎝ • 재질 : 면포(綿布)에 채색
2001년 10월 함양 벽송사에서 도난당한 후불도이다. 화면에는 하단 연지에서 솟아오른 연화대좌에 결가부좌로 앉은 여래삼존과 제자 8위, 범·제석천, 사천왕 등을 가득차게 구성하였다. 채색은 적색과 녹색 위주에 양청색을 가미하여 단조로움을 피했다. 이 불화는 화기를 통해 1897년 5월 남해군 호구산 용문사에서 만들어 함양 벽송사로 이운되었고, 그림을 그린 불화승은 연호당(蓮湖堂) 봉의(奉宜)와 서암당(瑞巖堂) 예린(禮獜)이며 상조(尙祚)는 밑그림(草)을 담당하였음을 알 수 있다. 도상 구성이나 존상 묘사, 양청색의 사용 등에서 19세기 후반 여래회도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당시 문화재청의 문화재감정위원들은 은닉 사범으로부터 압수한 32점 전부에 대해 진위감정을 실시하여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전국 14개 사찰들에서 서로 다른 시기들에 도난당한 문화유산임을 확인하였으며, 수사과정에도 적극 협력하여 이들 문화유산들이 원래 있던 사찰들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9. 구례 천은사 제석천상(帝釋天像)과 나한상(羅漢像)
• 시기 : 1693년(숙종 19) • 크기 : 제석천상 80cm / 나한상 75cm • 수량 : 6구 • 재질 : 나무, 채색
제석천상 1구와 나한상 5구는 1988년 전남 구례 천은사에서 도난당한 제석천상과 나한상이다. 나한상 복장(腹藏)에서 발견된 발원문에서 1693년 지리산 감로사(천은사 옛 명칭)에 봉안하기 위해 색난(色難) 등 여러 화원이 제작하였다고 기록하였다. 색난(色難)은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조선후기 대표적인 조각 장인이며, 천은사 나한상들은 천은사 나한상들은 색난의 17세기 후반 대표적인 작품에 속하며, 색난(色難)은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조선후기 대표적인 조각 장인이다.

10. 해남 미황사 동자상(童子像)
• 시기 : 조선후기 • 크기 : 57~61cm • 수량 : 7구 • 재질 : 나무, 채색
미황사 동자상 7구는 1985년과 2001년에 도난 당한 미황사 응진당의 동자상 중 일부이다. 동자상의 대좌 바닥에는 ‘右十(우10)’, ‘左六(좌6)’, ‘左九(좌9)’ 등 묵서가 있어 응진당 내에서 동자상이 배치되는 위치를 알 수 있다. 미황사 동자상은 틀어올려 양쪽으로 묶은 쌍계(雙髻)머리를 한 어린아이 모습으로, 손에 쥔 지물이나 착의법에서 조선후기 동자상의 다양성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은닉 사범의 사건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임의제출 받은 이들 문화유산들을 항온·항습 상태가 양호한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위탁·관리해 왔으며, 지난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압수문화재의 원 소장처 환부를 결정함에 따라 원 소장처가 속해 있는 대한불교조계종에 부환하였다.

11. 진주 청곡사 동자상(童子像)
• 시기 : 조선후기 • 크기 : 左 71cm, 右 74cm • 수량 : 2구 • 재질 : 나무, 채색
동자상 2구는 1988년 진주 청곡사 업경전에서 도난당했던 10구의 동자상 중 일부이다. 동자상이 양손에 쥐고 있던 지물은 없어졌고, 상의 뒷면에는 봉안되었던 위치를 알려주는 ‘右五’, ‘右三’이 표시되어 있다. 청곡사 동자상은 1657년 조성된 지장보살삼존상 및 권속들과 함께 업경전에 봉안되었던 것으로 조성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 보물, 진주 청곡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21구, 2010년)

12. 순천 동화사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
• 시기 : 조선후기 • 크기 : 左 103cm, 右 105cm • 수량 : 2구 • 재질 : 나무, 채색
순천 동화사 금강역사상 2구는 1988~1992년 동화사 응진전에서 도난 당한 역사상이다. 도난 후 전체적으로 채색을 다시하였고, 뒷면에는 복장 구멍이 있지만 내부는 비어 있다. 동화사 금강역사상은 조각형태와 기법에서 조선후기 역사상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문화재청 안전기준과 이재원 과장은 "소중한 문화유산이 제자리에서 안전하게 보존되고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대한불교조계종과 경찰청 등 관련기관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도난 문화유산을 회수하는 데 적극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자료 및 사진: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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