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충신 담양전씨 3형제 ‘삼은전선생 유허비(三隱田先生遺墟碑)’ 찾아가다

- 담양향교(潭陽鄕校) 앞, 고려 충신 삼은전선생(三隱田先生)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다
- 귀생(貴生), 조생(祖生)선생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지조를 지킨 두문동 72현 이다

김오현 선임기자 승인 2024.08.19 23:23 | 최종 수정 2024.08.20 07:41 의견 2

담양향교 바로 앞에 있는 삼은전선생유허비 전경과 야은선생의 후손인 조선 말기 학자인 간재 전우선생의 영정사진(사진촬영 김오현, 네이버검색)

담양전씨(潭陽田氏)의 시조인 전득시(田得時)는 고려 때 전라도 담양(潭陽)에서 대대로 오랫동안 살아온 향리의 아들이다. 그는 고려 중엽 때 전라도 담양에서 출생하고, 현량문과(賢良文科)으로 천거되어 고려 의종 때 좌복야(左僕射)·참지정사(參知政事)등을 역임하고 담양군(潭陽君)에 봉해졌다. 후손들이 담양을 본관으로 삼아 세계를 이어오고 있다. 그의 후손은 6세(世)까지 독자로 내려오다가 7세에 이르러 녹생(祿生)·귀생(貴生)·조생(祖生)의 3형제가 태어났는데 이들이 '삼은전선생(三隱田先生)'이다. 담양향교 옆길을 지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곳 담양에는 삼은전선생(三隱田先生)들의 뜻깊은 역사가 비석에 숨겨져 있었다.

담양향교 바로 앞에 있는 삼은전선생유허비 모습

▶ 삼은전선생유허비(三隱田先生遺墟碑)

담양향교(潭陽鄕校) 바로 앞에 있는 삼은전선생유허비(三隱田先生遺墟碑)는 야은 전녹생선생의 후손인 조선 말기의 학자인 간재(艮齋) 전우(田愚)선생이 1899년(기해년) 초가을에 비문을 쓰고 건립되었는데 너무 퇴락하여, 1952년(임진년)에 개축했다고 한다.

대전광역시 뿌리공원에 있는 담양전씨 조형물(사진제공 네이버 검색)

담양전씨의 시조 전득시(田得時)는 고려 때 누대에 걸쳐 담양에 토착 세거해 온 고을 향리의 아들로 태어나 1155년(의종 9) 현량(賢良, 학문과 인품이 뛰어난 사람을 추천하는 제도)으로 천거되고 갑과에 급제하여 좌복야(左僕射, 정2품)·참지정사(參知政事, 종2품) 등을 지낸 후 담양군에 봉해졌다. 그리하여 후손들이 득시(得時)를 시조로 하고 본관을 담양으로 삼아 대를 이어 6세 희경(希慶)까지 독자로 내려오다가 7세에 이르러 녹생(祿生), 귀생(貴生), 조생(祖生)의 3형제가 태어났는데 이들이 바로 ‘삼은 전선생(三隱 田先生)’이다. 호칭은 같으나 고려말의 충신 삼은(三隱)으로 목은 이색(牧隱 李穡),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 야은 길재(冶隱 吉再)등과는 다른 분들이다. 첫째 녹생(祿生)은 야은공파(野隱公派), 둘째 귀생(貴生)은 뇌은공파(牢隱公派), 셋째 조생(祖生)은 경은공파(耕隱公派)로 갈리었다. 그후 녹생(祿生)이 고려 말의 명현(名賢)으로서 공민왕때 정당문학(政堂文學, 종2품), 문하평리(門下評理, 종2품) 등을 지내고 문신이면서도 무예에 뛰어나 문무전재(文武全才)란 칭호을 받았으며, 성품이 강직하였다. 조선시대 서당의 주요 교재로 사용된 ‘고문진보(古文眞寶)’를 처음으로 들여온 인물이다. 고려 말에 삼사좌윤(三司左尹, 종3품)과 밀직제학(密直提學, 정3품)을 역임한 그의 아우 귀생(貴生)과 참지정사(參知政事, 종2품)를 역임한 조생(祖生)은 모두 문장과 학문이 깊어 3형제가 함께 명성을 날렸는데, 고려가 망하고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자 귀생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충절로 두문동(杜門洞,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것에 반대하는 고려 유신들이 모여 살던 곳)에 들어갔으며 누차 벼슬할 것을 권유받자 절해고도(絕海孤島, 육지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외로운 섬)로 자취를 감추었고, 조생은 깊은 산속에 숨어서 절개를 지킴으로서 두문동(杜門洞) 72현(賢)에 올랐다. 이때 세상 사람들은 이들 3형제를 가리켜 삼은전선생(三隱田先生)이라 불렀으며 이를 기념하여 담양 향교앞에 유허비를 1899년에 와서야 세웠는데 너무 퇴락하여, 1952년에 다시 개축했다고 한다.

담양전씨 시조묘의 전경(사진제공 담양전씨 대종회)


두문동(杜門洞) 72현(賢)은 고려 말 조선 건국기에 새로운 왕조를 인정하지 않고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키며 두문동에 은거했던 선비들을 일컫는 말이다. 담양전씨 삼은(三隱) 선생 중 뇌은 전귀생(牢隱 田貴生)과 경은 전조생(耕隱 田祖生)은 두문동 72현에 올랐다. 불의에 맞서 꼿꼿하게 살았던 삼은전선생(三隱田先生)들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귀감이 된다. 담양을 방문한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죽녹원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담양향교와 삼은전선생유허비(三隱田先生遺墟碑)를 둘러보고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하고 생각해본다.

🔳 참고문헌

1. 장광호, [담양의 역사인물(35)삼은 전선생], 담양뉴스, 2021.

2. 이정노, [성씨유래검색 - 전(田)], 대전광역시 뿌리공원, 2024.

3. 전종배, [삼은선생 유허비], 담양전씨대종회,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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