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신종(神宗)이 충무공 이순신(李舜臣)에게 하사한 팔사품(八賜品)

- 명나라 황제가 인정한 위대한 영웅, 이순신! 팔사품이 증명하다
- 통영 충렬사 팔사품 일괄, 이순신 장군의 위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김오현 선임기자 승인 2024.12.18 10:37 의견 0

이순신의 위업을 만날 수 있는곳 통영 충렬사 전시관의 팔사품 일괄의 모습(사진촬영 박승현, 사진제공 국가유산청)

임진왜란 당시, 풍전등화와 같았던 조국을 구하기 위해 조선 수군을 이끌고 혁혁한 공을 세운 이순신 장군(李舜臣 將軍)에게 명나라 신종 황제(神宗 皇帝, 명나라 제13대, 1563~1620)가 하사한 8종 15점의 유물인 '통영충렬사팔사품일괄(統營忠烈祠八賜品一括)'이 1966년 보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통영시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이 유물들은 명나라 수군도독(水軍都督) 진린(陳璘)이 이순신 장군(李舜臣 將軍)의 공을 보고한 후 황제가 직접 하사한 것으로,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업적을 상징하는 귀중한 국가유산이다. 여기에서는 팔사품(八賜品)의 구성(構成)과 의미(意味), 그리고 그것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조금 더 알아보고자 한다.

명나라 황제가 이순신 장군에게 선물했다는 통영 충렬사 팔사품 일괄의 모습

▶ 팔사품 일괄(八賜品 一括)

이 물품들은 도독인(都督印)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 쌍을 이루어 총 15점이다.통제영(統制營)에서 이 물품들을 보관해 오다가 1896년부터 통영 충렬사(統營 忠烈祠)에서 맡았고 2013년 이후 현재는 통영시립박물관에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1969년에 아산 현충사(顯忠祠)가 준공됨에 따라 도독인(都督印)은 모조품(模造品)을, 나머지 유물들은 각기 한 벌씩을 아산 현충사로 옮겨 전시하고 있다.

팔사품(八賜品)은 도독인, 호두령패, 귀도, 참도, 독전기, 홍소령기, 남소령기, 곡나팔 등 다양한 종류의 유물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적인 유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전시관 내에 전시되어 있는 팔사품 중 도독인


◾️도독인(都督印)은 손잡이가 달려있는 동(銅)으로 만든 도장이다. 도장을 넣은 함(函)에는 ‘황조어사인(皇朝御賜印)’이라고 쓰여 있어, 중국 황제가 보낸 것임을 알 수 있고, 도장은 관방이라는 글자를 아홉 번 꺾어 새긴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명나라 수군의 지휘권을 위임받았음을 증명하는 동제 도장이다.

◾️ 호두령패(虎頭令牌)는 군대를 동원할 때 본부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사령관 자리 뒤에 걸어두는 ‘영(令)자가 쓰인 패로 나무로 팔각형(八角形)을 만들고 한쪽 면에는 영(令)이라 새기고 다른 한 면에는 대장(大將)이라 쓴 다음 이를 표범이 그려진 사슴가죽으로 만든 주머니에 넣었다. 군령을 전달하는 데 사용된 목패이다. 호랑이 머리 모양의 목패로, 이순신 장군의 위엄과 권위를 상징한다.

전시관 내에 전시되어 있는 팔사품 중 참도, 귀도


◾️ 귀도(鬼刀, 전투용 칼)는 박달나무로 만든 칼자루에 용머리와 귀신 머리가 장식되어 있는 칼로, 오동나무로 만든 칼집은 종이로 싸서 붉은 칠을 한 다음 용의 비늘을 채색하여 그렸다. 전투용으로 사용된 칼로, 이순신 장군의 용맹함을 보여준다.

◾️ 참도(斬刀, 지휘용 칼)의 칼자루는 나무로 만들었으나, 상어 껍질로 다시 싸고 붉은 칠을 하였다. 칼집 역시 목제인데 쇠가죽으로 싼 뒤 붉은 칠을 하였으며 은도금한 쇠로 장식하였다.

팔사품 깃발은 왼쪽에서부터 독전기, 남소령
기, 홍소령기 등의 모습


◾️ 독전기(督戰旗, 깃발)는 전쟁터에서 전투를 독려하기 위해 지휘관이 사용한 것으로 홍색 바탕에 남색 비단으로 독전이라 오려 붙였고 중앙에는 “범국임적불용명자처단(凡軍臨敵不用命者處斷, 무릇 군사로써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자는 목을 벤다)”이라 쓰고, 그 좌우에는 붉은 비단을 오려내어 독전(督戰) 두 자를 배접한 뒤 실로 꿰매었다. 깃대 머리에는 창(槍)이 꽂혀 있다.

◾️ 홍소령기(紅小令旗, 깃발)는 군대의 명령을 전할 때 쓰는 깃발인데, 홍색의 비단 바탕에 남색으로 영(令)자를 오려 붙였고 자루 끝에 창을 달았으며 이는 문관에게 영을 내리는 신호기이다. 남소령기(藍小令旗, 깃발)는 홍소령기와 마찬가지로 군대의 명령을 전할 때 쓰는 깃발인데, 남색의 비단 바탕에 홍색으로 영(令)자를 붙였고 무관에게 영(令)을 내리는 신호기이다. 깃대 머리에는 창을 꽂았다.

구리로 만든 곡나팔은 출동시나 접전시에 큰 소리를 내어 사기를 높이는데 사용


◾️ 곡나팔(曲喇叭, 출동 또는 접전 시에 사용)은 구리로 만든 나팔로, 목이 구부러진 모습이라 곡나팔이라고 한다. 나팔 입은 퍼졌고 붉은 술을 달았다.

이순신의 사당인 충렬사에 보관되어 있는 이 유물들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전공을 높이 평가한 명나라의 황제가 보내준 것으로서 당시의 사회 역사적 상황을 잘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통영 삼도수군통제영 축소 모형, 통영 충렬사 전경
충렬사 정침 이충무공의 위패와 좌우에 펼쳐져 있는 팔사품 병풍 2벌 모습


통영 충렬사 팔사품 일괄은 현재 통영시립박물관에서 특별 전시되고 있으며, 단순한 유물을 넘어, 임진왜란 시기 조선과 명나라의 교류와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업적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 자료이다. 또한, 명나라와 조선의 교류 관계를 보여주는 국가유산이기도 하고, 나아가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우리는 팔사품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업적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그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참고문헌

1. 류동현, [통영 삼도수군통제사와 충렬사], 조선일보, 2024.

2. 적연, [보물 제440호 통영 충렬사 팔사품 일괄], 네이버블로그 '부산 아재의 역사이야기', 2024.

3. 최응천, [통영 충렬사 팔사품 일괄], 국가유산청,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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