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목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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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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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설화의 새로운 분석을 통해 비교문학적 방법론을 확장하다.
구전설화를 연구하는 여러 방법에는 전승 자료를 분석할 경우 개별 설화를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유형, 설화군, 나아가 장르(옛이야기, 동물이야기, 소화 등)별로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다. 개별 설화만을 분석하면 그 내면을 세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다른 설화와의 관계, 위치, 변별 등 통시적인 성격을 밝히기가 쉽지 않다. 반면에 유형이나 설화군, 장르 단위로 분석하면 개별 설화에서만 포착되는 주인공의 행위나 성격, 구술자의 개성 등은 놓칠 수 있다. 보다 바람직한 연구방향은 개별 설화에서 점차 확장해 나가는 것이겠지만, 방대한 자료를 가진 분야인 만큼 점진적인 연구의 진행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개별 설화의 분석을 행하면서 동시에 유형, 설화군 등도 기본 틀이 설정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개별 설화와 유형에서 머물고 있었지만 범위를 확대해 나가야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한계점의 문 을 활짝 열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설화군’의 범주에서 주보설화를 분류·분석하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다른 민족과의 비교를 통해 설화군의 일반성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연구방법을 도입하였다
오랜 세월 구전되어 온 설화에는 교육적 의미와 문학적 오락성을 높이고 전승을 유지하는 데 중심이 된 보물들이 등장한다. 그 보물들이 주술적인 신통력을 발휘한다고 하여 통상적으로 주보(呪寶)라고 명명하고 있다. 한국의 설화에서도 동이, 구슬, 화로, 맷돌, 부채, 감투, 호랑이 눈썹, 자(尺) 등 많은 주보들이 등장하지만 기존의 미흡한 유형분류작업 외는 고찰된 바가 없었다. 이 책에서는 새롭게 자료 발굴부터 시작하여 체계적인 분류와 설화 내외적 질서 등의 성격을 일본 설화와 대비하여 구명하였다. 그리고 비교에서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주보설화의 일반적 특성을 이끌어내 이론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틀이 되고자 하였다. 아울러 이 책에서는 한·일 유형분류색인 및 동서양의 자료도 함께 실어놓아, 향후 비교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데 있어 자료적 가치도 지닌다.
박연숙 지음, 크라운변형판, 양장, 4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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