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양 자작나무 껍질

북시베리아 바이칼 알타이 탐사 시

윤명철 논설위원 승인 2024.05.14 06:32 의견 0

새하양 자작나무 껍질

윤명철

벗겨야 하나?

벗길까 말까?

아님

벗긴 것 그대로 보거나

얻어서

갈피에 끼어 넣어야 하나.

벗겨봐야 쬐금 아는데

벗기러 가기 조차 힘드는데.

벗기면 괜한 상처 줄 지 몰라

그 또한

망설여지는데.

결국

마음 약한

절로 벗겨져 떨어진

껍질만 주워

긴코 대며 향 맡고

세 손가락으로 살살 쓸며

이해하려 한다.

그리곤

싱긋 웃으며

얼른 책 꺼내

갈피 갈피에 끼운다.

달 포 후

만날

아내와 딸에게 줄

선물로.

결국

새하양 자작나무

속살은 아는 척 흉내만 내고

보기좋은

껍질만 보관한다.

때때로

마음쓰는 일 가운데 하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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