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 쿠르스크에서 북한소년병이 자살하며 쓴 '하늘' 윤명철 논설위원 승인 2025.02.10 05:42 0 쿠르스크에서 죽은 소년병의 '하늘' 윤 명철 하늘, 점심 먹고 눈 밭둑 겅중겅중 뛰며 올려 본 하늘. 눈 그늘 드리워도 파랗고. 눈치 안보는 기러기들 나르는 훨훨. 자유 그득 찬 하늘. 저녁 먹고 글 쓰다 보게 된 하늘. 화약내 깔린 숲 속 목올가미 흔들거리는 앙상한 나무에 하얗게 써 넣은 '하늘' 살인하라고 다짜고짜 수 만 리 끌려와 죽지 않으려 발버둥치며 살려고 살인하다가 부들부들 떨며 바라 본 하늘. 살면 엄마 아버지 죽일까봐 수류탄핀 뽑으며 갓 스물 눈망울로 바라 본 하늘. 죽으면 꼭 찾겠다는 다짐으로 흘겨 쓴 '하늘'. 나 지금 할 수 있는건 터진 살점들, 핏물들 틔긴 시신, 그 하늘 떠올리며. 마른 나무가 된 '하늘' 가슴 속 새기고 새기고 눈물 흘리고, 다짐하는 것 뿐. 아. 하늘로 된 소년병은 어쩜 어머니 하늘 위 날고 있을지도... 펑 펑 펑 펑 눈물 쏟으면서. 0 0 K-헤리티지뉴스 윤명철 논설위원 ymc0407@naver.com 윤명철 논설위원의 기사 더보기 ICPSCⓒ All Rights Reserved
쿠르스크에서 죽은 소년병의 '하늘' 윤 명철 하늘, 점심 먹고 눈 밭둑 겅중겅중 뛰며 올려 본 하늘. 눈 그늘 드리워도 파랗고. 눈치 안보는 기러기들 나르는 훨훨. 자유 그득 찬 하늘. 저녁 먹고 글 쓰다 보게 된 하늘. 화약내 깔린 숲 속 목올가미 흔들거리는 앙상한 나무에 하얗게 써 넣은 '하늘' 살인하라고 다짜고짜 수 만 리 끌려와 죽지 않으려 발버둥치며 살려고 살인하다가 부들부들 떨며 바라 본 하늘. 살면 엄마 아버지 죽일까봐 수류탄핀 뽑으며 갓 스물 눈망울로 바라 본 하늘. 죽으면 꼭 찾겠다는 다짐으로 흘겨 쓴 '하늘'. 나 지금 할 수 있는건 터진 살점들, 핏물들 틔긴 시신, 그 하늘 떠올리며. 마른 나무가 된 '하늘' 가슴 속 새기고 새기고 눈물 흘리고, 다짐하는 것 뿐. 아. 하늘로 된 소년병은 어쩜 어머니 하늘 위 날고 있을지도... 펑 펑 펑 펑 눈물 쏟으면서. 0 0 K-헤리티지뉴스 윤명철 논설위원 ymc0407@naver.com 윤명철 논설위원의 기사 더보기 ICPS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