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태의 이슈! 문화재] 세종대왕 태실 석물의 발견 소식을 접하며

세종대왕 태실의 핵심 유물인 중앙태석, 국립청주박물관 야외에서 확인

김희태 전문기자 승인 2024.01.29 14:30 | 최종 수정 2024.01.30 17:10 의견 0

지난 23일(화) TBC의 단독 보도를 통해 경상남도 사천시 곤명면 은사리에 소재한 세종대왕 태실의 핵심 유물인 중앙태석의 발견 소식이 들려왔다. 태실(胎室)은 한자 뜻처럼 태를 길지에 묻는 장태 풍습으로, 조선 왕실의 경우 왕의 자녀가 태어나면 길지에 태를 조성했다. 이후 태실의 주인공이 왕이 될 경우 기존의 태실을 가봉(加封)하는 절차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개수 과정을 거쳐 조성된 태실을 가봉태실이라고 한다.

영천 인종대왕 태실, 태주가 왕이 될 경우 사진처럼 석물을 추가로 가설했다.

이때 조성된 석물은 크게 가봉태실비와 장태석물이 주를 이룬다. 장태 석물은 가운데 중앙태석(개첨석+중동석+사방석)이 있고, 전석과 상석, 석난간을 두른 형태로 흡사 왕릉의 축소판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번에 발견된 세종대왕 태실의 핵심 유물이 중앙태석으로,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으나 국립청주박물관의 야외에서 확인된 것이다.

국립청주박물관의 야외에서 발견된 세종대왕 태실의 핵심 유물인 중앙태석
<世宗ㆍ端宗大王의 胎室調査>에 실려 있는 세종대왕 태실의 중앙태석, 사진: <世宗ㆍ端宗大王의 胎室調査(1967)>, 한국미술사학회

세종대왕 태실의 중앙태석은 지난 1967년 한국미술사학회에서 발표한 <世宗ㆍ端宗大王의 胎室調査> 논문에 사진이 실려 있다. 당시 조사 과정에서 조사단에 의해 중앙태석을 수습되었다. 하지만 이후 도난을 당해 행방이 묘연했는데, 1975년 사천 세종대왕 태실이 경상남도 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될 당시 중앙태석이 없었다. 따라서 최초 발견된 1967년과 문화재로 지정된 1975년 사이에 해당 석물이 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 가운데 있었던 세종대왕 태실의 중앙태석

해당 석물은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건희4772, LKH4772)으로, <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 목록집 제13집 석조>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번 발견은 인터넷에 떠돌던 박물관의 야외 석물 사진을 태실 연구자인 심현용 관장(울진 봉평리 신라비 전시관)이 확인하며, 고증되었다. 그동안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세종대왕 태실의 핵심 유물인 중앙태석의 발견은 향후 세종대왕 태실 석물의 복원과 연구에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사천 세종대왕 태실지 인근에 자리한 태실 석물, 현재 태실지는 민묘가 들어섰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세종대왕 태실의 중앙태석은 온전한 형태는 아니다. 본래 중앙태석은 개첨석과 중동석, 사방석이 한몸을 이루어야 하나 현재 남아 있는 부분은 개첨석과 중동석 뿐이다. 아무쪼록 아직 못 찾은 사방석까지 찾아 세종대왕 태실의 복원과 가치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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