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의 상장의례와 죽음의 집단기억』

김용목 시민기자 승인 2024.04.28 14:30 의견 0


민속문화는 통시적인 삶의 반영이다.

이들 무형문화유산 중에서도 진도씻김굿, 다시래기, 만가 등은 진혼굿의 성격이 강한 민속이다. 역사적인 삶이 반영된 일정한 민속은 그 배경적 생활현상과 서로 직결된다. 진도의 민속에 진혼굿적 성격의 민속이 두드러진 까닭은 바로 진도의 역사와 삶의 양식들이 그것들을 생성, 발전, 전승시키는 바탕작용을 하였기 때문이다.

민속은 일종의 집단기억이기도 하다

진도에 진혼굿적 성격을 가진 민속이 강하고 많다는 것은 그만큼 죽음에 대한 집단기억이 강하고 많았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문화현상인 것이다.

진도의 상장례문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민속문화적 우수성을 자랑할 수 있다. 다시래기는 원시종합예술로서의 세련미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의 변증법적 극화를 통해 생사의 극한적 문제를 형상화시켜놓았다. 진도씻김굿은 전국적으로 그 민속예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아 왔으며, 대표적인 무속인들이 대표적인 한국의 국악인으로 성장을 해온 역량도 가지고 있다. 진도의 만가는 매우 특징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사물이 등장하는 것이나 또는 여성 호상꾼들이 길베를 길게 잡고 상여를 인도하는 모습 등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민속이다.

그러나 그 자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치열하면서도 지정학적 조건으로 인해서 비극적 삶을 살아왔던 진도사람들의 집단기억, 특히 죽음에 대한 집단기억을 형상화시켜놓은 민속유산이라는 점에서 관심의 강도가 점층된다. 이런 점에서 진도주민들은 진도의 상장례 민속문화를 진도의 특수한 역사문화적 배경과 연계하여 유네스코에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시키고자 하는 바램을 가져왔다. 이러한 진도 주민들의 바램이 현실적인 추동력을 얻도록 하기 위해서 그간에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해왔다.

나경수·김덕진·김숙희·송 준·이옥희·이용식 지음, 크라운변형판, 양장,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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