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예술과 우리 예술의 연관성

윤명철 논설위원 승인 2024.04.29 11:39 의견 0

유라시아 예술과 우리 고대예술의 연관성

윤명철

유라시아 예술 유라시아 세계의 예술도 우리문화와 연관이 깊다. 예술의 핵심은 ‘美(beauty)'이다. 미는 인간이 발견하고 발명한 산물이다. 음악을 비롯한 예술이 발달한 지역은 중앙아시아 일대이다. 사마르칸트주의 무민오보드 마을에서는 기원 전 8 세기경인 청동기 시대의 고분에서 동물뼈로 만든 ‘피리’가 발견됐다. 또 아프라시압 지역에서는 기원 전 1세기의 우드(ud, 비파형 악기인 Lut)를 켜는 여인 모양으로 만든 흙 인형들이 발견됐다. 이 지역과 근처인 펜지켄트시에 있는 궁궐을 발굴하면서 벽에서 하프를 켜는 여인 등 음악가들의 그림을 발견했다. 중국인인 손강이 쓴 기록에 따르면 사마르칸트인들은 7세기부터 10세기까지 노래, 춤, 악기들을 당나라의 궁전과 도시들에 전하였다. 일본의 키시베에는 당나라 궁전에서 활동한 중앙아시아와 동투르키스탄에서 온 31명의 음악가 이름을 확인했다. 당나라 시대인 8세기 초에 젊은 남녀 무용수들이 당나라에 건너가 공연한 기록이 있다. 그들의 춤은 시적으로 세밀하고, 손과 손가락을 활용하는 동작이었으며, 다른 한 종류는 이와 반대로 기예와 격렬한 곡예 기법으로 공연한다. 이러한 춤을 시인인 이백, 두보, 원진 등이 실감나게 표현하였다. 6~ 7세기 경의 부유한 소그드인의 무덤을 발굴하였는데, 공연하는 소그드인 합주단이 묘사되었다. 그런데 3명의 연주가들과 우드(비파형 악기)와 2개의 피리, 북 모양의 악기 등이 있었다. 그리고 무용수는 두 손을 들고 마주 잡은 채로 격렬하게 추고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성행하는 는 씨름, 칼춤, 외나무다리타기 등의 고급기예들이 고구려에 들어와 공연을 했고, 팔청리 벽화 등에는 그러한 모습들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다.

중앙아시아에는 십 여 종류의 악기들이 사용되었다. 고구려에는 횡취, 대각, 장고, 필률, 현악기(탄쟁), 오현비파, 완함, 공후 등 38종이 있었는데, 그 시대에 중앙아시아에서 유행했었고, 지금도 실크로드에서는 물론이고 우즈베키스탄 같은 알타이 주변지역에서 연주된다.

중국 문헌들에 따르면 수나라 초기에도 만들어진 7부기 중에 세 번째로 고려기(高麗伎)가 들어 있다. 당나라에서 설정한 9부기에도 고려기는 들어가 있었다. 건무(健舞)가 유명했는데, 지서무·호선무 고려무는 당나라의 궁정에서 연주되었다고 한다. 당나라의 백낙천은 호선무를 시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구당서의 음악지에는 고구려와 백제의 탈춤놀이가 남조의 송나라에 전파되었다고 하였다. 562년에는 고구려의 기악도구가 일본에 소개되었고, 고려무(高麗舞), 지서무 등도 일본에 전수되었다. 752년에 일본에서는 수도인 나라의 평성경 옆에 동대사를 완공하고 대불을 조성하였다. 이때 축하행사에서 고려악이 연주되었는데, 이는 발해의 음악일 가능성이 크다.

고구려에서도 활동한 소구드인들은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에서 집단 거주지를 이루면서 상업과 무역은 물론 정치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직접 간접으로 발해와 연관을 맺었다. 현재 우스리스크 일대인 솔빈부에 있는 아브리코스 절터에서 십자가가 발견되었다. 지금 훈춘시 외곽인 동경 용원부에서도 역시 십자가를 목에 건 협시보살이 발견되었다.또한 노르고르데예프성 바깥의 거주지에서 은화가 한 점 발견되었다. 앞쪽에는 왕관이 있고, ‘부하라 군주 짜르’ 라는 소구드 문자가 있었다. 모두 소구드인들과의 연관성을 알려준다. 또한 러시아의 샤프코노프 박사는 ‘담비의 길’을 설정해서 유라시아 세계와 무역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은 언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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