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아내 사진

윤명철 논설위원 승인 2024.04.29 11:40 의견 0

30년 전 아내사진

윤명철

이 나이에도

세상 걱정하고

큰 일한다며 다짐하고

수 천km 떨어진 반 사막도시로

대학 기숙사방에서

나 홀로

잠들고, 깨며

대충 대충

끼니 때운다.

문득문득

힘겹다 생각들면

지갑서 꺼내

머리맡 나무판에 붙여논

아내

얼굴 바라본다.

30여 년 세월을 돌아가

새삼 놀란다.

'이리도 미인이었나'

하고.

유난히 착한 얼굴은

겁보다는 힘이 찼고,

깊고 큰 눈망울은

덕과 지식이 넘쳐난다.

이어

점심 나절

폰 영상에서 본

얼굴이 떠오른다.

30 여년 식구들 삶이

30 여년 아내의 고생이

그득 담긴

보기 좋은 얼굴이.

오늘은

나 홀로

뒤척거리다 깨면

아내의

젊고 예쁜얼굴 보면서

젊은 날 떠올려야지.

그래야

기운 차리고

맘먹은 큰 일들 하면서

봄날들 무르익을 때

아내맞이 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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