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이 얼음속 오키발라 공주님

윤명철 논설위원 승인 2024.05.10 04:27 의견 0

알타이 얼음 속 오키발라 공주님.

윤명철

알타이 샤만

가슴팍에, 잔등에

두 다리에

주렁주렁

매달린

양철 방울소리들

울부짖고.

머리통에 눌러 쓴

뿔 관에 걸린

반 쪽 청동거울

피멍 든 빛 날들 날린다.

사람들 아우성이다.

엎어진 채 울부짖는다.

오키발라 공주님 이시라고.

우리 시조라고.

불려 온

늙은 샤만

벌컥 벌컥

먼지 낀 빈 뿔잔

벌컥 벌컥 들이키곤

우물 우물

빈입으로 씹어 대다간

말간 물 토해낸다.

얼다 풀리다 하길

수 천 년.

말라 붙은 살 가죽들.

샤만이 뿜은

물살 맞고

문신으로 살아나며

꽃밭

숲 속

하늘로 변해

천마들 달리고

그리핀떼 날고

스키타이 전사들 웃음소리 울린다.

알타이 산

곳 곳서 모여든

사람들.

손마다

흰 부지깽이 들고

엎드려 땅바닥 친다.

'오키발라 공주님'

`우리 알타이`

수 천 년 만에

앝타이 산록에

꽃 비들 알록달록 쏟아지고

숨겼던 샘물엔

무지개빛 신기들

퐁퐁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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