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담(旅行閒談) 1

본래의 자신을 찾는데, 선한 세상을 느끼고 싶을 때, 모험을 원할 때 우선 여행을 해볼 일이다.

김명호 전문위원 승인 2024.05.08 06:35 의견 0

여행한담(旅行閒談)

벽강 김명호

하동 야생차 개막식을 참가로 시작하여 남해와 부산을 거쳐 3박 4일의 남쪽 여행을 다녀왔다.

먼지와 회색의 세계에서 푸른색의 세계로의 탐험이었다.

이제 막 태어난 생명인 양 주변의 세상이 경이롭게 다가와 잠자던 감성을 깨우고 평범하게 지나치던 자연에 감탄하게 된다. 신경은 흥분되고 온 피부가 자연과 소통하는 듯 싱싱함을 느낀다. 매사에 관심을 보이기엔 나이가 들지 않았는가? 아직도 그러하냐고 비웃듯이 핀잔을 할지도 모른다. 아직 철이 덜 들어 나이에 걸맞지 않게 호기심이 샘솟고 있음에 오히려" 철없음"에 감사하고 있다.

사진을 담으려는 동호회라 같은 사물이라도 개성 있게 보려고 하는 직업 아닌 직업의식 같은 게 있다. 회원들은 대부분 은퇴자라 나름 인생 경험이 많아 웬만한 일에서 놀라거나 두려움이 없다. 그러한 이유로 누가 새로운 것을 말해도 이미 잠재된 경험으로 기시감을 느껴 좀처럼 관심 끌기가 어려운 대상이다.

어쩌면 그러한 이력으로 어린아이처럼 매사를 새로운 세상으로 느끼지 못하는 불행한 연령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진을 취미로 하다 보니 어찌 그리 철없는 사람들이 많은지 나이를 잊고 모두가 갓 태어난 오리처럼 세상이 경이로운지 ? 아니면 그렇게 느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지 암튼 그러한 철모른 사람들끼리 모여 대부분 출사라 하기도 하지만 여행을 가게 된다.

여행은 마법 같아서 마음을 새롭게 하고 눈빛을 순수해지게 한다. 늘 보던 것이거나 주변에 일어났던 것들이 다르게 다가온다. 기성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유하고 옥죄었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해방해 평소와 달리 용감하기까지 하게 한다. 본래 있었던 선함도 나타나 타인에게 배려도 하고 친절도 베푼다. 또 그에 쉽게 감동하고 그 보답으로 역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번 남쪽 하동, 남해, 부산을 일주하는 여행에서 가장 가슴 뛰게 했던 것은 "멸치 털이"!!

여러 어부가 함께 멸치를 그물에서 털면서 떨어지는 비늘로 온몸을 은빛으로 물들인 모습과 호흡을 맞추기위해 높지도 낮지도 않지만 절도있는 그슬린 목소리!! 그 어떤 풍광보다 또 노래보다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지금 상경하는 기차 속에서도 그 울림이 쟁쟁하고 그 빛깔이 선명하다.

본래의 자신을 찾는데, 선한세상을 느끼고 싶을 때, 모험을 원할 때 우선 여행을 해볼일이다.

사진 김명호

글 사진 김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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