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수도 역사를 한자리에! '수도 박물관'

*1907년 성동구 성수동 뚝섬에 우리나라 최초의 뚝섬 수원지 제1정수장 건축
*1908년 사대문안과 용산에 첫 수돗물 공급 : 우리나라 근대 상수도 역사의 첫출발

이필열 승인 2024.02.01 19:40 의견 0

인류 건강, 특히 인간의 수명을 30년 이상 연장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바로 상하수도 기술이라고 의사와 전문가들이 설문조사에 답했다고 한다. 인류에게 물의 역할이 작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상수도 설치를 한 곳은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뚝섬이다. 뚝섬은 원래 왕의 사냥터였고 왕이 사냥을 할 때 임금의 상징인 ‘독기’를 꽂은 섬’이라는 뜻으로 ‘독기’로 불리다가 현재의 이름인 ‘뚝섬”이 되었다.

뚝도 수원지가 우리나라 제1 정수장이 된 주요 근거는 첫째 당시 오염이 심각했던 청계천, 중랑천보다 수질이 좋은 한강의 물을 확보하기에 최적이었고, 둘째, 뚝섬나루는 수돗물을 정수장에서 멀리 보낼 에너지를 확보할 땔나무, 숯의 조달이 편리했으며, 셋째, 뚝섬 주변은 홍수로 물이 자주 침수하여 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지 않는 점이 고려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정수장인 뚝도 수원지 제1정수장의 송수실 건물이었던 수도박물관의 본관이다. 지금은 송수실 내부를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1903년 대한제국 고종황제는 미국 기업가 콜브란(Collbran)과 보스트윅(Bostwick)에게 상수도 시설과 경영에 관한 특허권을 내 주었다. 이들은 1907년 뚝도수원지제1정수장을 건축하고 서울 시내에 상수도 관을 연결했다. 마침내 1908년 9월 1일 ‘완속여과방식’으로 생산한 12,500㎥의 수돗물을 사대문안과 당시 일본군 사령부가 있던 용산에 거주하는 12만 5,000명의 주민에게 공급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근대 상수도 역사의 첫출발이 되었다.

지하철 서울숲역(수인분당선) 3번 출구로 나오면 뚝도아리수정수센터와 수도박물관 입구가 나온다. 수도박물관은 대한민국 근대상수도 역사의 시발점이 된 ‘뚝도수원지제1정수장’시설을 기반으로 한 상수도 전문 박물관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상수도 시설부터 근대까지의 발전과정을 보여준다.

수도박물관 본관의 윗도리에 새겨진 'SEOUL WATERWORKS 1907'이 뚝도 제1 정수장의 탄생시기를 알려준다. 본관 건물에 새겨진 '광무11년건축'의 광무11년은 고종의 연호로 1907년을 뜻한다.


수도박물관은 물과 환경 전시관, 본관, 별관, 완속여과지, 야외 전시공간으로 이루어졌다. 본관은 화강석 돌기둥을 쌓은 아치형 입구로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든다. 1907년에 건립된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의 송수실로 쓰던 건물이다. 현재의 ‘아리수’ 생산과정도 볼 수 있는데 ‘아리수’는 크다는 뜻의 순 우리말 ‘아리’와 물을 뜻하는 한자 ‘수(水)’가 결합한 말로 2004년 2월부터 서울 수돗물 이름을 ‘아리수’로 사용하고 있다.

본관 서쪽에 자리한 야외전시장인 완속여과지는 이름 그대로 느리게 물을 여과하는 곳으로 모래 층 상부 및 내부에 증식하는 미생물을 이용해 물 속 부유물질을 걸러내던 정수 약품을 쓰지 않은 친환경 여과방식의 정수시설이다. 생산 효율의 문제로 1990년 이후에는 생산이 중지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아치형 콘크리트 건축물이다. 야외 체험시설로 마련된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긷기나 작두 펌프로 물 푸기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지금부터 116년전, 우리나라 최초로 1908년에 뚝도정수장에서 시작된 급수보급율이 현재는 99.9%에 이를 정도로 발전했다. 수도박물관 방문을 통하여 우리 모두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물이, 가장 소중한 것임을 인식하고, 물을 잘 쓰는 방법이나 생활 속에서 수질오염을 예방하는 환경보호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ICPSCⓒ?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