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사스 산맥에 울리는 프로(pro)메테우스의 悲鳴

코카사스가서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떠올렸습니다.

윤명철 논설위원 승인 2024.04.23 10:07 의견 0

코카사스 산맥에 울리는 프로(Pro)메테우스 비명들.

윤명철

어차피

그는 알았다.

그가 누구인가?

그들을 위할 때

그의 분노가 불 뿜으리란걸.

그래도

그는

해야겠고,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 인간들.

믿지는 않아도

고마움 오래 안 걸거라고 .

내 고통도

나 몰라 할 거라고.

속속들이

알아챘지만.

먼저 안 자

먼저 하는 자

프로(Pro)메테우스의

숙명인 걸 뭐.

뒤늦게 아는 자

뒤따르는 자

에피(Epi)메테우스

그 또한

판도라의 저주를 받았는 걸 뭐.

숙명이다.

그가

활활 불이파리들 날리는

한 웅큼 불씨

가슴 팍에 담아

담 넘을 때.

저 멀리 동굴 틈에 숨어

힐끗거리는

그 들

그 인간들 향해

던져 주곤.

횡급히

뒤쫓아 온 그

제우스에게 그만 붙들려

새까망 바다 위로

하늘 가로 질러

수 만 리 만 리 끌려 가.

그들

머리에 뿔솟은

켄타우로스들이

두 쪽 난 발굽으로 얼음 깨뜨리고.

한쪽 젖

청동 인두로 지져댄

아마조네스들의 화살들

야멸차게

사내들 꿰어 버리는

코카사스.

불벼락 맞은

헤라클레스의 방패처럼

흉측하게 솟구친

가즈베기산 벼랑에

녹슨 쇠사슬로

칭칭

굵은 몸뚱이 묶여

날 밤 새며 억지로 키운 염통에

샛별 밀치며

흰 빛들 어른거리면

푸다닥

소리들로 덮친

깜독수리

샛노랑 부리로

채 덜 여문 염통

물어 뜯는다.

悲鳴

흑해에 불색 파도 일으켜도

인간들

그저

익은 고기만 뜯느라

듣기 포기한다.

앞 선 자

먼저 안 자

프로(pro)메테우스.

독수리떼

석양 속으로

비행 떠날 때야

피범벅 머리통 들고

통한의 눈물 별똥처럼 떨구며

새살 돋는 염통 바라본다.

벼랑 저 아래

무너진 굴 틈 새로 들리는

불빛에 익은

소리들

희희낙락

메아리로 퍼진다.

오늘도

코카사스가 잠긴

흑해엔 파도가 출렁거린다.

코카사스를 그리다가 프로메테우스가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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