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칼럼] 신선주
참된 한국 술, 여섯번째
by 이반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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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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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도 나오듯 사실 신은 인간과 근접하고, 어찌보면 인간보다 별로이기도 하다 . 혼자 태어나 고독하기도 하고, 어쩌다 있어도 부모 형제간에 사이도 안좋은 경우가 많거나, 배우자의 배신도 많다.
신선도 예외가 아니다. 깊은 산속에서 살며 많은 수도를 해야하고 (수행이 끝난 신선도 없음) 길잃은 나그네 구출 담당이거나 과도기를 겪는 영웅을 도우라는 하늘의 명령에 칼이나 말을 배달하러 가기도 한다. 그런데 우린 왜 신선을 동경할까.?
이는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잘 알고 자신의 그릇과 운명을 안다면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데 ,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거나 진정한 사랑을 꿈꾼다면서 정작 사랑의 본질을 모른 채 사랑을 하고 있기에 고통스러워한다. 과거로 돌아가도 아마 똑같이 살 것이고 미래로 가도 똑같이 살 것이다. 왜냐 현재를 제대로 살지 못했으니까.
나이를 먹어가면서 고전을 다시 보게 되고, 이미 앞 선 이들의 말들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가족 , 친구, 연인을 사랑하며 작은 행복과 성취를 지속적으로 갖게 되는 삶이 가치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가장 인간답게 사는 삶이 사실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고통을 겪고 나서야 삶의 번뇌를 깨닫기에 잠시 신선의 삶을 꿈꾸는 것이겠지. 또 욕심을 있는 대로 부려보아야 비로소 마음을 비울 수 있다.
술소개보다 서두가 길었다. 신선주는 우리나라 가양주의 기본 정신인 '효'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술로 건강을 위한 약주다. 능금,신선초, 구기자,당귀, 솔잎, 인삼 등. 온갖 좋은 약초는 다 들어갔다. 먹으면 머리카락이 검어진다는 말을 믿고 싶을 정도로 약초향이 정하게 나고 맛도 곡물맛과 약재맛이 난다. 단맛과 산미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 처음엔 알코올이 좀 세게 들어오기도 하나 시간을 두고 마시면 차차 부드러워진다. 육류와 잘 어울린다. 깔끔하게 양념한 육고기랑 마시면 좋다. 약초 중에 들어간 것과 향이 비슷한 나물과 된장찌개랑 마셔도 맛있다. 이 술을 마시고 오래도록 사랑하며 살아간다면 그 인생 ' 이 내 위에 없으리~' 이게 곧 신선아닐까.
우리술품평회 수상작이며 16도, 온라인 구매로 375 미리는 2만5천원. 500미리는 3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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