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관잡기稗官雜記』 上, 中, 下

-한양대학교 동아시아문화연구소 동아시아문화번역총서 1 -

김용목 시민기자 승인 2024.03.30 10:04 의견 0

어숙권魚叔權(1510~?)은 조선 중기의 서얼 출신 문인으로 본관은 함종咸從, 호는 야족당也足堂이다.

1525년에 이문학관吏文學官이 되어 오랫동안 한중외교사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역관 최세진崔世珍으로부터 이문을 배워 『이문제서집람吏文諸書輯覽』의 편찬에 참여하였고, 중국 사행에 동행하거나 중국 사신을 접반하는 일을 자주 맡았다. 그의 대표작인 『패관잡기稗官雜記』에는 이때 몸소 겪은 사실들이 풍성하게 남아 전한다.

『패관잡기』는 조신曺伸의 『소문쇄록謏聞瑣錄』 및 권응인權應仁의 『송계만록松溪漫錄』과 더불어 조선 중기 서얼 문사의 시각이 잘 반영된 필기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동시기 심수경沈守慶의 『견한잡록遣閑雜錄』을 비롯하여 19세기 이유원李裕元의 『임하필기林下筆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필기에 영향을 끼쳤다. 뿐만 아니라 이수광李睟光ㆍ장유張維ㆍ송시열宋時烈ㆍ안정복安鼎福ㆍ이덕무李德懋ㆍ이규경李圭景ㆍ박규수朴珪壽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다수의 문인지식인에게 널리 읽혔다.

『패관잡기』는 조선 후기의 대표 야사총서野史叢書인 김려金鑢(1766~1822)의 『한고관외사寒皐觀外史』에 수록되어 야사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작품이다. 『한고관외사』에는 서거정徐居正의 『필원잡기筆苑雜記』ㆍ이륙李陸의 『청파극담靑坡劇談』ㆍ남효온南孝溫의 『추강냉화秋江冷話』 등 15세기 작가의 작품에서부터 이이명李頤命의 『소재만록疏齋漫錄』ㆍ이재李縡의 『한천삼관기寒泉三官記』ㆍ박양한朴亮漢의 『매옹한록梅翁閒錄』 등 17~18세기 작가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80여 편이 실려 있는데, 『패관잡기』가 그 첫머리에 실려 있다.

어숙권 지음, 박은정ㆍ이홍식 옮김, 이승수 감수, 변형신국판, 반양장,
596쪽(上), 552쪽(中), 520쪽(下), 2024년 3월 28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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