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노세키시립역사박물관(초후박물관) 소장의 『조선통신사등성행렬도』

-통신사(1748)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조선인을 낯설게 바라보는 경험을 공유하다-

김용목 시민기자 승인 2024.03.30 10:04 의견 0

여기에 수록된 행렬도 『연향오년조선통신사등성행렬도延享五年朝鮮通信使登城行列圖』와 『연향오년조선인내조행렬차제延享五年朝鮮人來朝行列次第』 2종은 1747년 파견된 무진사행戊辰使行 때의 그림 자료이다

『연향오년조선통신사등성행렬도』는 34.8×552.5cm 크기의 두루마리로, 현재 일본 시모노세키 조후박물관長府博物館에 소장되어 있다. 1748년 군지郡司라는 인물이 막부에 바치기 위해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구경한 행렬을 기억에 의존하여 묘사하였기 때문에 부정확한 부분도 많으나, 국서를 실은 용정이 두 개 등장하는 등 무진 사행만의 특별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당시 통신사 사행원에 대한 소문도 수집하여 함께 기록하였는데, 실제와 다르거나 과장된 것도 있으나 일본 민간에서 생각하는 조선인이 어떤지 엿볼 수 있는 생생한 사료이다.

『연향오년조선인내조행렬차제』는 교토의 출판업자 기쿠야 시치로베菊屋七郞兵衛가 발간한 목판본으로, 통신사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

전자는 귀족들의 이국취미를 만족시키기 위해 제작되었고, 후자는 서민들의 호기심에 부응하기 위해 대량 출판된 것이다. 두 종의 행렬도 모두 당시 일본을 살았던 사람들에게 보였던 이국인으로서의 조선인상을 그려낸 것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구지현·이소나가 가즈키·다지마 테쓰오 역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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