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수는 누구인가?

보수의 성격과 역사적인 역할

윤명철 논설위원 승인 2024.04.22 11:11 | 최종 수정 2024.04.22 15:19 의견 0

한국의 보수는 누구인가?

‘보수’와 ‘진보’

한국 사회에서 이 두 용어는 자연스러운 가치의 추구방식이나 운동성의 강약이라는 기본적인 의미를 떠났다. 이미 정치용어, 사회운동의 개념으로 확장 왜곡됐고, 파급력이 큰 사회세력으로 확대됐으며, 상호간에 갈등과 충돌을 멈추지 않는 상황이다.

보수라고 타율적으로 유형회되고, 범주화된 세력들. 지금 진보가 인식하고 편견을 가진 세력들은 누구이고, 어떤 역사적인 성격을 지녔으며, 지금까지 어떠한 역할을 담당했을까?

‘보수’ 는 진보와 마찬가지로 2가지 관점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하나는 용어 자체의 문화적, 사회적인 의미를 찾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국, 특히 최근 상황 속에서의 의미, 현상들이다.

보수와 진보의 기준을 나이라든가 시간의 전개를 기준으로 맞추면 비교적 단순한 세대문제일수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일반적인 고려사항인 시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진보가 성공 또는 선악의 척도, 유능함과 민주적 가치의 절대적인 척도로 변했다.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현재 ‘보수’라고 비자발적으로 유형화된 연령층들은 사회발전에 비긍정적인 존재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많고, 실제로 그런 취급을 받고 있다. 따라서부수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규명하고 성격을 이해하려면 시간과 공간, 주체자의 성격을 구별하지 않는 보편적, 또는 절대적인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현대 한국의 보수세력에게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

이들은 ‘부(wealth. food)’라는 이상을 생존의 차원에서 열정적으로 추구했던 세대들이다. 한국 역사 속에서 가장 진보의 상태를 크게 성취한 세대들이다. 물론 진보의 성격, 상태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들이 있다. 하지만 인간이 가진 한계상황, 정망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나아진 상태로 이행하고, 실제로 한계를 극복했다면, 그것은 가장 최고의 진보를 실현 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생명의 유지를 위한 절대적인 필수조건은 배고픔의 해결이기 때문이다.

보수 세력들의 특성을 세대별로 구분하여 살펴본다.

현재 90대는 책임감을 질 한창 나이에 최악의 전쟁을 겪었던 세대이며 가장 견디기 힘든 가난을 경험한 시대이다. 80대는 10대라는 어린 시절에 대전쟁과 절대빈곤이라는 최악의 위기들을 극복하고 돌파한 세대들이다. 이 두 세대들은 현대사에서 가장 극한 상황을 체험했고, 실존이 무엇인가를 표현여부와 무관하게 체험하고 인식한 세대들이다.

이들은 전쟁과 후유증에서 살아남은 생존력을 지닌 세대로서 인생을 지극히 진지하게 대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진실로 아는 세대이다. 또한 자발적인 행동을 통해서 처음으로 일반백성들이 역사의 주인이며, 삶의 주체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이 전시대의 선배들은 남에 의해서 사고하고, 남의 지시를 따라서 행동하고, 소유물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에서 보답이 별로 없는 노동에 종사했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자기 농토를 소유하고, 새마을 운동 등에 참여해서 주체적으로 사회개혁에 앞장서면서 과거의 불공평한 인습들을 타파했다. 비록 산업화의 결과물인 현금과 부라는 큰 과실을 젊은 시절에 따지는 못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부를 어느 정도 얻고 누린 세대였다. 개체로서의 성취감과 자신감이 우리 역사에서 가장 강한 세대라고 판단한다.

또한 그보다 아래인 70대 중반에서 80대 중반까지 해당되는 세대가 있다. 이들은 생존을 해결하는 ‘부’가 아닌 생활의 윤택함을 주는 다소 상향된 ‘부(wealth, money)’라는 이상향을 본격적으로 추구한 개척자들이다. 거대한 불확실성의 상황 속에서 과감하게 생명까지 걸고 도박성 높은 실험을 한 세대이다. 초창기 소규모 기업을 따라서, 혹은 나홀로 세계로 나가기 시작했다. 돈을 벌고, 공동체인 국가의 이익을 위해 월남전에 파병됐던 부류도 있다. 또한 서독에 광부나 간호조무사로 파견돼서 식구들에게 송금했고, 조국의 산업발전을 쓰는 자금을 제공했다. 이들은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룬 주역들이었다. 이들은 자기 자신보다 가족, 자식들을 소중하게 여긴 세대였다. 지금도 가족, 애국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자신들이 죽은 후의 미래를 걱정하는 생물학적 본성에 충실한 세대이다.

그리고 60대 중반에 해당하는 세대들은 ‘민주화’의 주역으로서 한국 사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이들의 민주화 운동이 없었더라면 권력의 속성상 한국사회는 경직되거나 특별한 세력들이 생성됐고, 정치적으로 민주와 자유가 제약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다른 날들의 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경제적으로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이들의 일부도 점차 보수의 영역으로 접어드는 중이다. 50대는 정보화 사대의 주역으로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소비를 위한 소득을 추구하고, 진보의 기준이 경제적인 부의 획득, 권력의 획득이다. 사회, 국가 보다는 소규모(핵)가족과 자기를 우선시하며, 가치보다는 이익을 더 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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