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원향탐사 기행시ㅡ동시베리아의 잘려진 타이가에서 투르크의 후예가

윤명철 논설위원 승인 2024.04.26 21:27 의견 0

동시베리아 잘려진 타이가에서 투르크의 후예가.

윤명철

분홍 혀 끝

싸글싸글거린다.

피멍

든 모양이다.

송곳니,

그것도

유독 한 쪽 바스라진

바른편 송곳니를

치근덕거린 탓이다.

남들은 모르지만

때때로

두 송곳니에

벼락이 떨어져

파르르

사시나무처럼 떨려

주체 못한다.

물어뜯고 싶은 욕망 좇아

신물들

이빨 끝으로 슷구친 탓이다.

아주 아주

오랜

먼 옛날 일들이지만.

샛노랑 달덩이

두웅실 떠오르고

타이가 자작나무들

이파리에

달빗물 우박처럼 쏟아지고

새하양 몸으로

샛노랑 물들

줄줄

흘러내릴 때는.

다시금

흰 늑대로.

극동시베리아

야생 타이가

틈 틈

새 새

회빛 그림자들 묻히면서

날 뛰는

숫이리

날 늑대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머언 머언

옛날

어미늑대 젖 꼭지 하나

물고 빨던

추억이

배냇병 처럼

도지기 때문이다.

어쩜

영영

인간으로 못 변신

할지라도

틈 만 나면

아직도

시도 때도없이

송곳니가 시려진다.

바른쪽 깨진 송곳니가.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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