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 가 늙은 무당의 푸닥거리

윤명철 논설위원 승인 2024.04.27 13:05 의견 0

흑룡강 가 늙은 무당의 푸닥거리

윤명철

신칼 돌려가며 뭉친

멍자욱들

쇠 작두 타다

잘려나간 흉터들

문신,

心印들로

끌어안은 채

늙은 무당

하나

서릿발 선 머리칼에

훑어낸 버들잎들

묻힌 채로

새까망 물결에

맨 발 담그곤

흰 넋두리

내지른다.

길기도 한 生

켜켜 쌓인 業

풀어 헤치려.

새까망 물로

뭉쳐

하염없이

윤회하는

業덩이, 怨덩이

건져 올려

햇살에

쫙 널어 놓고

푸닥거리 펼친다.

'공수래 공수거'

징징.

놋쇠 소리에

실어

하늘로

올린다.

소지처럼

하얀 그을음들

물바람에

날린다.

늙은 무당

하나.

이따금씩

애무당 챙겨와

새까망 물살에

인살(人煞)들

쏘아댄다.

까망 물결 곳곳에

흰 핏물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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