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토너 손기정과 보물로 지정된 손기정 투구 - 마라톤 역사(2탄)

- 한국인 최초로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 리스트가 된 손기정(孫基禎)
- 손기정 투구는 1987년 서양 유물로는 처음으로 보물 904호로 지정

김오현 선임기자 승인 2024.04.25 06:52 | 최종 수정 2024.04.25 15:11 의견 2

일장기를 월계수로 가리는 손기정 선수(사진제공네이버 검색)

▶ 1936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孫基禎)

손기정(孫基禎, 1912년 ~ 2002년)은 일제강점기 때 활약한 한국인 육상 선수이자 체육인으로 주 종목은 마라톤이다. 1936년 하계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 그는 이 대회에서 2시간 29분 19초를 기록하며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때 손기정과 함께 출전하였던 남승룡(南昇龍)도 2시간 31분 42초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마라톤 경기(1936년 8월 9일)는 우승 후보로 꼽히던 아르헨티나의 후안 사발라와 손기정의 다툼이었다. 처절한 사투는 후반의 막바지 코스인 비스마르크 언덕에서 손기정이 앞서 가던 사발라를 추월하면서 결판이 났다. 이로 인하여 손기정은 마라톤에서 우승하였다. 아돌프 히틀러는 경기 다음 날 손기정을 면담하고 격려하였다.

광주기아오토랜드 마라톤클럽 회원들이 서울 동아마라톤 대회 참가 때의 기념사진(사진제공 광주기아마라톤클럽 회장 정헌)

1936년 당시에는 대한제국이 일본의 지배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그는 일본 대표팀에서 뛰어야 했고, 이름의 로마자 표기도 일본식으로 읽은 손 기테이(Son Kitei)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하지만 손기정은 한국어 이름으로만 서명했으며 그 옆에 한반도를 그려 넣기도 했다. 인터뷰에서도 그는 자신의 모국이 대한민국이라고 밝혔다. 시상식 때도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경기 후 일본 선수단이 여는 축하 파티에 참석하지 않고 베를린의 조선인 두부공장에서 열린 우승을 축하하는 모임에 참석하였다.

당시 조선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그의 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워서 기사를 게재한 일장기 말소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동아일보 사회부장이었던 현진건(玄鎭健, 빈처, 운수 좋은 날,고향 등을 저술한 소설가. 언론인)이 1년간 감옥에서 복역하는 등 언론노동자들이 탄압을 당했으며, 체육계에서 나름 입김이 있었던 인사이자 손기정과 친분이 있었던 여운형(呂運亨, 독립운동가)조선중앙일보 사장도 고초를 겪었다. 손기정도 조선으로 귀국할 당시 환영 대신 경찰들로부터 감시와 탄압을 받았고, 전차를 타는 것조차 일본 경찰의 감시를 받아야 했고 마치 사상범을 다루듯 몸을 검색하기도 했다고 한다.

손기정 선생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황영조를 만나서 축하하는 장면(사진제공 동아일보DB)

해방 후에는 육상 감독과 체육 행정가로 활동하여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민국 마라톤 국가대표팀 감독,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으며, 1952년 하계 올림픽에 대한민국 마라톤 대표팀 감독 자격으로 대한민국 선수단 기수를 맡았다.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된 1988년 하계 올림픽 개막식 당시에는 첫번째 성화 봉송 주자를 맡기도 했다.

보물 제904호인 손기정 투구(사진제공 문화재청)

▶ 고대 그리스 청동 투구(손기정 투구)

종 목 보물
명 칭 고대 그리스 청동 투구
지정일 1987.03.07
소재지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국립중앙박물관 소장)

1936년 손기정(孫基禎)이 베를린 올림픽 경기대회 마라톤 경기에서 우승한 기념으로 받은 높이 21.5㎝의 그리스의 청동투구이다. 기원전 6세기경 그리스의 코린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1875년 독일의 고고학자에 의해 올림피아에서 발굴되었다.

형태를 보면 머리에 썼을 때 두 눈과 입이 나오고 콧등에서 코끝까지 가리도록 만들어졌으며, 머리 뒷부분은 목까지 완전히 보호하도록 되어 있다. 눈과 입의 노출을 위해 도려낸 부분과 목과 접촉하는 부분에는 윤곽선을 따라 실을 꿸 수 있도록 구멍이 있는 것으로 보아 원래 투구 안쪽에 천을 대어 머리에 썼을 때 완충 효과를 생각했던 것 같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에게 부상으로 수여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손기정에게 전달되지 않고, 50년 간 베를린의 샤로텐부르크 박물관에 보관되어 오다가 1986년 손기정에게 전달되었다. 손기정은 이를 지난 1994년 국가에 기증했으며 정부는 손기정의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서양 유물로는 처음으로 보물 904호로 지정했다.

2024'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대회 참가한 광주기아마라톤클럽 회원들의 모습(사진촬영 김형인)

마라톤은 단순한 육상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 기원은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승리와 애국심, 인간의 한계에 대한 도전을 상징하는 경기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마라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 경기 중 하나이다. 매년 수백 개의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며,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참가한다. 마라톤은 단순히 경쟁을 넘어, 개인의 한계에 도전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마라톤은 역사, 문화, 사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경기이다. 앞으로도 마라톤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건강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인기있는 스포츠로 남을 것이다.

2024'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대회 참가한 광주기아마라톤클럽 회원들의 모습 (사진촬영 김형인)

🔳 참고문헌

1. 손기정, [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 휴머니스트, 2022.

2. 위키백과, [손기정], 위키백과 한국, 2024.

3. 최응천, [나만의 문화유산 해설사 자료], 문화재청,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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