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 낙산사 관세음보살님, 삼국유사에서

조신에게 리얼한 사랑 꿈을, 살아보니 한바탕 꿈인 것을...

임덕수 편집인 승인 2023.03.05 15:15 의견 0
강원도 양양 낙산사 전경


낙산, “보타낙가산”의 줄임말이다. '흰 꽃이 흐드러지게 핀 작은 동산' 또는 '꽃과 나무가 가득한 작은 산'이라는 뜻이다. 인도 보타낙가산(寶陀洛伽山, Potalaka)에서 유래한 것으로 중생의 소원을 잘 들어준다는 관세음보살이 항상 머물고 있다.

강원도 양양군에 낙가산을 닮은 낙산이 있다. 낙산은 설악산에서 뻗어 나온 줄기가 동해 바다에서 솟아 오른 높이 79m의 작은 산이지만 소나무 숲이 울창하다. 조선시대부터 명승지로 이름 높았다. 현재는 낙산사와 홍련암, 의상대 등의 일대가 명승문화재이다.

<삼국유사>에는 낙산사(洛山寺)와 관련한 스토리 몇 개가 전해진다. 의상법사께서 동해의 용이 바친 여의보주에게 정성들이자 관음보살의 용모를 보았다는 “낙산의 관음보살”이야기, “원효대사와 두 여인”, “범일 굴산조사” 등 낙산의 관음보살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양양 낙산사 원통보전과 탑


그 중에 “조신의 사랑”이야기가 백미이다. 인근의 어떤 스님이 예쁜 여인에게 홀딱 반해 영험하기로 소문 난 낙산사 관음보살에게 열정 기도를 하던 중 그만 졸다가 꿈을 꾼다.

예쁜 처와 자식을 다섯까지 낳고 잘 살게는 되었는데. 살다보니 가난에 찌드는 등 인생 살기가 너무 너무 어려워 종국에 뿔뿔이 헤어진다는 이야기이다. <삼국유사>의 조신 부부의 일생 이야기 묘사가 구구절절이 생생하다.

삼국유사를 쓰신 일연스님의 경계말씀이다. “잠시 즐거울 땐 한가롭더니/어느덧 근심 속에 늙어버렸구나/좁쌀 밥이 다 되기 전에(한순간)/인생이란 한낱 꿈인 줄을 깨달았구나.” 조신은 꿈을 깬 후 더 정진하는 좋은 스님이 되었다고 한다.

양양 낙산사 바라본 동해 바다

글 사진 임덕수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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