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네 북시베리아 열차에서 흰색 타이가를 보며

북시베리아 알타이 탐사 연작시

윤명철 논설위원 승인 2024.05.10 04:28 의견 0

한 노인네 북시베리아 열차에서 흰색 타이가를 보며

윤명철

얼록진 차창 앞에서

진득하니

서서

무덤덤한 눈길로

지나치는 숲을 본다.

노인네가.

자작 숲

하양 몸뚱이에

흘려보낸 삶이

비친다.

듬성듬성

횟빛 얼룩

까망 반점들 내보이며.

길지도 않지만, 짧지도 않은

行이었다.

더 담고싶은 추억도 있지만

더 떠올리고 싶은 추억도 많지만

이젠

접어가며

내릴 채비한다.

자의도, 타의도

아니지만.

새하양 자작숲이 끝나가니.

한 노인네.

진득하니

서서

무망의 눈길로

자작숲 뒤의

하양 노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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