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6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아국가유산지킴이는 나주향교에 이어 두 번째로 창평향교(전라남도 유형문화재, 2020년 12월 국가보물로 지정된 대성전, 명륜당)를 찾았다. 교육을 담당하는 회원이 없어 사무장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미리 연락을 취하고 도착하니 현재 창평향교의 제31대 정종철 전교께서 버선발로 맞이해 주었다.
창평향교(昌平鄕校)에는 대성전, 명륜당, 동재, 서재, 내삼문, 외삼문, 고직사 등이 있다. 명륜당 좌우에 있는 은행나무는 수령 500여 년이 넘는 것으로, 창건 당시에 심은 것이라고 하나 확인이 어렵다. 건물의 배치를 보면 대성전, 내삼문, 명륜당, 외삼문 순으로 배치되어 있고, 경사가 진 대지에 건축하였다. 동재와 서재는 좌우대칭이다. 정종 1년(1399)에 지어졌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 성종 10년(1479)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으며, 임진왜란(1592) 때 불타 없어진 것을 그 후에 다시 지었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대성전(정면 3칸, 측면 2칸)·명륜당(정면 4칸, 측면 2칸)·동재·서재·내삼문 등이 있다.
건물 배치형식은 전당후묘로 호남지방의 특징이며 전국에서 보기 힘든 배치형식이다. 규모나 치장 등에서 장대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사당 건축의 규모는 타 향교 못지않게 잘 갖추고 있다.
대성전(보물 제2099호)에는 5성(五聖), 송조4현(宋朝四賢), 우리 나라 18현(十八賢)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창평향교의 특징으로 창건 이래 여러 번의 중수를 거쳤으며, 현재의 모습은 중수기를 통해 1689년(숙종 15)에 갖추어진 것을 알 수 있다. 향교의 배치형식은 ‘ㅁ’자 형으로 독특한 모습이며, 대성전 앞에 마당을 담장으로 구획하고 있으며, 담장 밖 좌우에 동·서재를 두었다.
대성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높이가 약 130㎝ 되는 기단 위에 덤벙주춧돌을 놓았다. 민흘림이 약한 원형 기둥을 세웠는데, 개방된 전퇴의 주춧돌이 석탑의 지붕돌과 기단 받침, 상대석 받침으로 된 것으로 보아 근처 사찰의 유물을 옮겨와 이용한 것 같다. 하지만 이것도 언제인가 중수하면서 향교와 결이 다른 종교적 의미의 기단 받침돌을 쪼개서 버렸다고 한다. 이후 그 석탑에서 사용한듯한 버려진 기단석을 어렵사리 찾아 모퉁이에 모셔 놓았다.
내삼문은 대성전의 구조가 담장으로 둘러싸고 있고 외삼문처럼 3문(우측은 들어갈 때, 좌측은 나올 때, 중문은 신이 다니는 문)이 하나로 되어 있지 않고 동재 측이 들어가는 문이고, 서재 측이 나가는 문, 대성전과 명륜당을 바로 연결할 수 있는 문이 중문으로 각각 따로 되어 있다.
명륜당(보물 제2100호)은 정면 4칸, 측면 3칸(우측면은 2칸) 규모의 맞배지붕이며, 양 박공 면에 풍판(風板)을 설치하지 않아 목구조가 잘 드러나 보인다. 대성전을 향하는 전면이 창호 없이 모두 개방되어 있는데 이는 호남지방 향교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다. 창평향교의 명륜당은 향교 배치형식의 특이성, 목조건축의 우수한 조형성, 수려한 주심포 짜임, 가구구조의 튼실함, 보아지(보가 기둥과 연결될 때 맞춤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받침목) 초각(草刻)의 정교한 의장성, 보와 도리 등 부재의 치목(治木) 상태, 향교건축 형식과 건축사적 의미 등 전국 향교 명륜당 건물 중에서 수작으로 평가되어 보물로 지정이 되었다고 한다.
명륜당의 또 하나 특징으로 동재 측 기둥수와 서재 측 기둥수가 4개와 3개로 매우 특이한데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으나, 제31대 정종철 전교께서 이곳이 강학 공간이기 때문에 사서삼경을 뜻하지 않을까? 라고 귀띔해 주었다.
현재 창평향교는 지역 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예절교육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충효의 가르침을 전달하고, 올바른 도덕성을 함양하도록 돕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이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창평향교는 단순히 과거의 유적이 아닌, 한국의 교육 역사와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으로 청소년들의 교육과 지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교육 거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역 사회와 소통하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더욱 가치 있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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