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윤명철 논설위원 승인 2024.04.22 11:09 의견 0

민들레

윤명철

떠 날 사람들 틈에서

떠 날 기차 기다리며

팥고물 묻힌 쑥떡 꺼내

꾹꾹 씹는다.

이 땅

우리 할머니, 엄마, 아버지

탯줄, 삶, 몸뚱이 묻힌

흙들

먹고 자란

흙녹색 쑥 잎들

뜯어 와.

절구에 찹쌀밥 찧고

불그레한 팥알들

돌돌 돌돌

묻혀가며

해알처럼 빚은

아내의

쑥떡들

꼭 꼭 씹는다.

어제

봄 날 오후.

아내랑

작년 그러께 심은

새하양 민들레 꽃

싱싱한 이파리들 떠올리며

쉼없이 쉼없이

피어나는

아내 웃음 떠올린다.

쑥차까지 마셔가며.

2024 4 .11. 목포대강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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