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 대흥면 동서리 182 소재 <동서리 미륵불>이 언제 부터인가 망태할아버지라며 다음과 같이 소개되고 있다.
<망태할아버지 석상> 주민과 마을의 상징적이고 정신적 지주인 망태 할아버지상은 매년2월 초하루 주민 모두 마을제를 올리고 마을의 안녕을 빌었던 곳으로 오랜 역사적 배경과 스토리텔링을 찾아 관광객들도 자주 들르는 대흥의 명소 중 하나이다.
넝마주이에서 비롯된 ‘망태할아버지’에게 주민들이 제를 올리고 마을의 안녕을 빈다는 황당한 주장에 대해 연유를 물어 보았다. 여기에 대해 망태할아버지는 바랄 망(望), 클 태(太)로서 큰 희망을 이루어준다는 뜻이라는 괴변의 황당한 주장을 내놓았다.
또 다른 마을 주민 A씨에게 물어 보았더니 수년전 마을사업을 하면서 망태할아버지라 불렀고, 2월 달에 지낸다는 마을제 역시 그때부터 시작되었는데, 동네 유지 몇몇과 참여한 교수가 그렇게 만들어 놓았으며 예산군에서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고 했다.
A씨의 주장을 근거로 살펴보았더니 『예산군지』와 『대흥면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었다.
미륵신앙이 유행했던 조선시대에 조성된 미륵불로 추정하며 본래 대률리 송림사에 있었던 것을 일제 강점기에 동서리 삼거리로 옮겨왔다. 1983년 봄 619호 지방도 확장공사 때 시공사 측에서 뽑아 방치 한 것을 면사무소 내삼문 앞 느티나무 옆에 눕혀 놓았다. 이후 마을 젊은 사람 2~3명이 비명횡사하는 등 나쁜 일이 이어져서 주민들이 결의하여 본래의 자리에 모셨다.
그리고 『내포문화연구』(오윤희.2008) 역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남겨 놓았다.
‘대흥 동서리 미륵’ <향토학자 이수 씨와 주민의 증언>,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마을사람들이 길가가 번잡한 것 같아서 대흥면사무소 정원으로 옮겼다. 이후 동네에 횡액과 사고사(事故死)가 빈번히 일어나자 다시 본래 자리에 모셨고 더 이상 액상이 없었다. 현재는 아무도 모시지 않지만 마을 사람들은 신비롭게 생각한다. 바로 앞 음식점 주인에 따르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고사를 지내며 사루 떡을 바치는 일이 종종 보인다. 이수 씨는 (현재의 석상 외에) 동서리에 조그만 암자에 크기 1m정도의 미륵이 있었다. 암자가 없어지면서 안면도로 옮겨갔다고 하는데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더욱 큰 문제는 2017년 당시 『대흥면지』에서 망태할아버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년 째 문화유산에 대한 왜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서리 미륵불을 ‘망태할아버지’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누군가 근거 없이 붙여진 이름이다. 망태할아버지는 도깨비, 벌레, 어둠, 주사 등으로 유아에게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대상이다. 또 아이가 잘못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저승사자다. 말을 잘 듣지 않으면 혼내주고, 울면 입을 꿰매 버린다. 떼를 쓰면 새장 속에 가둬버리고, 밤늦도록 자지 않으면 올빼미로 만들어 버리는 순 악질 악마존재인데 마을공동체가 모여 기원제를 올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동서리 미륵’은 ‘의좋은 형제’ 축제장 옆에 위치하고 있고, 예산출렁다리, 모노레일, 낚시꾼 등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길옆에 있어 문화유산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 사실로 둔갑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실에 대해 예산군에 2020년부터 문제를 제기했다. 예산군은 동서리 미륵이 최초로 있었다는 대률리 송림사 측과 마을주민들이 합의하여 본래 자리로 옮기도록 유도한다는 답변이후 현재까지 논의 중에 있다고 한다.
군 예산으로 이루어지 대흥리 마을사업, 그것도 군지, 면지에 버젓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 문화유산을 해당 지자체가 왜곡하고 있음에도 수년째 논의만 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K-헤리티지 범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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