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장하리 삼층석탑
백제계 고려석탑 보물(제184호)
'모딜니아니 탑'이라는 별칭
원영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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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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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 장암면 장하리에 남아 있는 백제계 삼층석탑이다. 충청, 전라지역에는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모방한 고려시대 석탑들이 남아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석탑이다. 지역 호족세력이 백제를 기리기 위해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석재를 이용하여 목탑처럼 쌓은 정림사지 오층 석탑을 모방하여 기단은 넓은 판석을 3층으로 쌓아 만들었으며, 그 위에 삼층으로 탑신을 쌓아 올렸다. 탑신은 몸돌과 지붕돌을 각각 여러개의 석재로 구성하였고, 1층 탑신의 네 귀퉁이에 위로 오를수록 좁아지는 형태의 엔타시스 기둥 모양을 새겼고, 그 사이에 긴 판돌을 세워 면을 이루게 하였다. 동서남북 사면에 감실모양이 있는데, 우주와 면석의 약화된 모습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전체적으로 탑신의 몸돌이 높고 지붕돌이 지나치게 넓어 안정감이 없어 보인다. 정림사지 오층석탑에 비해 균형이나 조형미도 떨어지고 백제와 신라의 양식을 계승한 통일신라의 삼층석탑에 비해서도 안정감이 떨어지나 해학적인 면도 느낄 수 있어 모딜니아니 탑이라는 별명도 있다.
1931년에 탑신 1층의 몸돌에서 상아불상, 목제탑, 다라니경 조각 등이 발견되었으며, 1962년 해체 수리시에는 2층에서 지름 7cm, 깊이 12cm로 사리를 두는 공간이 둥근 형태로 발견되었는데, 그 안에 41개의 사리가 들어있었다. 이 유물들은 모두 국립부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옥개석의 네 귀퉁이에 풍탁을 걸어 뒀던 흔적에서 탑돌이의 심신이 연상된다.
원영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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