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 칼럼] 제주의 명주, 고소리술
참된 한국 술, 그 첫번째 이야기
by 이반야 전문기자
승인
2024.10.03 18:49 | 최종 수정 2024.10.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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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니 배부른 도긔 설진 강수를 비조라. 조롱곳 누로기매와잡사와니 내 엇디하리잇고’
고려가요 청산별곡에 나오는 ‘강수’는 강술.
차조와 밀누룩을 섞어 반죽하여 항아리에 바른 후 인도의 빵 ‘난’처럼 얇은 형태로 발효시킨 누룽지 모양의 덩어리를 물에 희석한 독한 술이다.
안동 제주 개성을 주축으로 술을 빚은 고려때 이 ‘강수’들은 어디로 갔을까...
마르게 빚은 것이 강수라면 김을정명인이 명맥을 이어 구멍떡을 삶아 빚은 술이 지금의 고소리술이다.
돌 바람 여자가 많은 섬으로 물질을 하고 다시 밭일을 하고 밤새 술을 다끄어 내리고 와 곁에 잠든엄마의 몸에 배인 술내음이 도깨비처럼 향긋하여 모향주(母香酒)라는 애틋한 이름도 있는 우리술이다.
고소리술은 애월읍에서 금시의 증류방식으로 증류하여 제주만의 옹기인 고소리에 담은 제주샘영농조합의 술과(첫번째 사진), 식품명인 84호이자 무형문화재 11호인 김희숙 명인이 전통방식으로 누룩까지 빚는 (두번째 사진) 제주술익는집 두가지가 있다. 고도주답게 맛이 아주 깔끔하나 날카롭지 않고 입안가득 구수한 향이 감돌아 제주산 모든 메뉴를 떠올리고 마시면 된다. 돔배고기, 돔. 미역국 갈치 .. 다 어울린다.
개인적으로 술 그대로 즐기는 것이 최고이나 탄산수도 잘 어울리고, 토닉워터.. 삼다수 타마셔도 향이 살아있다.
*덧붙이자면, 사라진 것은 강수뿐이 아니다.
‘사슴이 장대에 올라’부분의 사슴은 고라니나 산양이 아닌 진짜 사슴으로 제주도에 존재하던 우리나라 고유의 토종 사슴이다. 지금보이는 한라산 노루는 외래종이다. 구글 검색하면 중동지역에서 발끝이 좁아 장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염소나 나귀가 있다. 그런 모습으로 추정되나.. 1910년대까지 존재했다 전해지고 그 이후로는 찾아볼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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