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에서 만난 노거수 축제

제14회 황학회화나무제와 힙도락 축제의 현장

김지연 시민기자 승인 2024.10.18 20:03 의견 0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 가구 거리를 지나다 보면 높이 13m의 커다란 노거수 한 그루가 눈길을 끈다. ‘황학동 회화나무’라고 불리는 수령 200년 넘은 보호수다. 1981년에 보호수로 지정되어 지역 주민들의 수호신 노릇을 하고 있다.


해마다 이 곳에서 ‘황학 회화나무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10월 18일에 개최되었다. 13년째를 맞는 올해 행사는 비가 많이 와서 제례행사는 생략하고, 인근 신중앙시장에서 힙도락 축제로 진행됐다.

개회식에 앞서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 학생들의 공연이 펼쳐졌고 시장상인회, 중구청장, 시의원, 구의원들과 지역주민들이 한데 어울리는 자리가 되었다. 상인회는 맥주 페스티벌, 상품권 환급생사, 노래자랑, 경품추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회화나무는 잡귀물리치고 영험한 나무로 알려져 조선시대에 궁궐이나 민가에서 많이 심었다. 꽃, 열매, 수피, 가지 등 나무 전체가 약재로 쓰일만큼 조상들에게 고마운 존재였다.


중구에는 황학동 외에도 정동에도 수령 500년이 넘는 회화나무가 자리잡고 있어 중구의 동쪽과 서쪽을 지키는 고목으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과거 전쟁의 참화와 개발 드라이브로 밀어 붙인 도시 정책으로 인해 서울 시내에서 많은 노거수들이 사라졌다. 200년간 지역을 수호해 온 황학동 회화나무가 천 년이 넘게 자리잡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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