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관장 황민호)은 12월 30일까지 해외 기독교 유물 초청전 「영감·흔적·숭실」 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숭실대 개교 127주년과 서울숭실세움(서울 이전) 70주년을 맞아 미국 인스파이어드 전시 그룹(Inspired Exhibit)의 소장품을 전시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었으며, 1부는 '성서의 배경과 역사', 2부는 '루터와 종교개혁', 3부는 '한국 기독교와 숭실'을 테마로 구성됐다.

가장 오래된 구약성서와 신약성서
1부 '성서의 배경과 역사'에서는 오랫동안 가장 오래된 구약성서였던 사순(Sassoon) 성서(서기 859년 경 제작)보다 약 천 년이나 앞선 시기의 성서로 인정된 사해 두루마리(기원전 3~2세기)의 복제품을 볼 수 있다. 이집트의 로마시대 쓰레기장에서 발견된 신약성서 중 일부를 담은 파피루스도 볼 수 있는데, 모두 현존하는 성경과 90% 이상 내용이 일치하고 있어 오랫동안 성경이 큰 변동 없이 전해져 내려왔음을 보여준다. 5세기 초에 라틴어로 정리된 라틴 불가타 성경도 볼 수 있는데, 종교 개혁 이전까지는 성서의 전형이었으며, 현재까지도 카톨릭에서는 정본으로 삼고 있는 성서다. 현재 우리가 보는 성서가 되기까지 인류 역사의 발전과 함께 성서 편찬에 대한 개략적 이해를 돕기에 좋다.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까지 온 성서
또 흥미로운 것은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 교류 속에서 기독교 내지 유대교가 중국까지 전파된 사실이다. 서기 70년의 예루살렘 공방전의 패배로 많은 유대인들이 로마의 학살과 탄압을 피해 각지로 이주한 이래, 실크로드와 그 동쪽 끝 중국에서 유대교와 기독교의 흔적이 발견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카이펑 에스더 사본'은 18세기 초에 제작된 토라 두루마리로, 중국 카이펑에도 유대인 사회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둔황에서 발견된 한문으로 적힌 가장 오래된 찬송가인 '대진경교삼위몽도찬(大秦景教三威蒙度讃)'(8~9세기 추정)과 기독교의 일파였던 네스토리우스교의 '서청미시소경(序聽迷詩所經)'(7세기)도 함께 살펴 볼 수 있다.

카이펑 에스더 사본(18세기)

성서를 통해 이해하는 종교개혁
세계사 교과서에 나오는 면벌부와 루터의 95개조 반박문도 실제로 볼 수 있다. 반박문의 한국어 번역도 나란히 놓아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당시 성서가 필사본으로 전승되면서 일반 개인은 소유하기 힘들었던 매우 비싼 귀중품이었다는 사실과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을 통해서 성서가 인쇄되고 점차 보편화되는 모습에 대해서 좀더 자세하게 고찰할 수 있다.
영어 성경의 초석을 놓았던 위클리프 성서의 사본도 직접 볼 수 있으며, 영국 국교회가 설립되면서 성서 번역이 탄압에서 권장으로 변하는 아이러니한 역사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영어 성서의 정본이 된 킹제임스 성경도 영국의 스튜어트왕가를 시작한 제임스 국왕의 이름을 딴 것이다.

기독교인 뿐만 아니라, 전세계 인구 3분의 1이 믿는 기독교의 역사를 성서의 역사와 함께 이해하고 싶은 모두에게 유익한 전시다. 특히 교과서에서 나오는 종교개혁을 실물 자료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운영 시간은 10시부터 16시 30분까지다. 매주 화요일 휴관.
홈페이지 https://museum.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