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조선시대의 가장 긴 돌다리 : 살곶이다리
*문화재청 2011년 12월 보물 제 1738호로 지정
*세종 2년(1420년)에 공사 시작하였으나 중단된 뒤, 성종14년(1483년) 완공
*한양과 동남 지방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
이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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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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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행당동에 있는 돌다리는 조선시대에 가장 긴 다리로 격조 있고 당시의 첨단 기술로 만들어졌다. 청계천과 중랑천의 두 강이 만나 한강으로 흐르는 중랑천변에 놓여 있으며 600년이 된 돌다리이다. 본래의 이름은 성종때에 편편한 반석을 건너는 것 같다 해서 제반교(濟盤橋)라 불렀다. 언제부터 ‘살곶이다리’로 불렸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이 고장 지명이 살곶이벌(箭串坪)이라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살곶이다리’ 이름에 대해서는 여러 야사가 있으나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알려져 있다. 조선 태조 7년(1398)에 태종은 왕자의 난을 일으켰다. 아버지 이성계와 계비였던 신덕왕후 강씨에서 낳은 이방석과 개국 일등 공신 정도전을 제거하고, 1400년 왕위를 물려 받았다. 이성계는 새 왕이 된 태종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고향인 함흥에 은둔하고 있다가, 태종의 간청에 의하여 결국 한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태종은 아버지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서 전관평(箭串坪)에 나가 천막을 설치하고 환영준비를 하였다. 이때 태종의 신하 하륜이 천막 기둥 뒤에서 부왕에게 절을 하라고 조언했다. 이때 이성계는 태종을 보자마자 화가 치밀어 활을 쏘았는데 태종은 나무 기둥에 몸을 숨기고, 화살은 그 기둥에 꽂히고 말았다. 그제서야 이성계는 하늘의 뜻이라 여기고 태종을 왕으로 인정했다. 그 이후 이곳을 ‘화살이 꽂힌 자리’라는 ‘살곶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다리가 건설되면서 기름진 벌판인 뚝섬 일대가 말을 기르고, 군사를 훈련시키는 장소로 활용되었다. 말을 기르는 목장과 군대의 열무장(閱武場)이 있어 임금이 군사훈련을 참관할 때 이 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살곶이다리’는 조선시대에 강원도와 경상도 지방에서 도성인 한양으로 들어오는 아주 중요한 관문이었으며, 또한 동대문과 광희문(일명 수구문)을 나와 이 다리를 건너면 광나루로 빠져 강원도로, 송파로 건너가 충주로 나가는 길목이었다.
태종이 왕위에서 내려온 후에 이곳에서 매사냥을 즐겨하자, 아들 세종은 아버지를 위해 이곳에 다리를 놓을 결심을 했다고 한다. 세종은 공사를 시작하였으나(1420), 완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로부터 55년 후인 성종6년(1475)에 한양과 지방을 오가는 많은 백성들의 교통상의 중요성이 건의되면서 다시 공사를 시작하여 성종14년(1483년)에 완성하였다.
‘살곶이다리’는 조선초기에 만들어진 장석판교(長石板橋)중 가장 큰 규모의 다리로서 가로로 놓인 기둥이 4열, 세로로 16열에, 모두 64개의 돌기둥을 놓아서 만들어졌다. 다리 길이는 75.75m 폭 6m인데 조선시대 다리로는 가장 길다. 다리 높이는 강 표면으로부터 3m내외이며 기둥의 높이는 1.2m가량이다. 다리 끝에는 돌난간이 없다. 기둥 돌 아래는 네모난 주초가 있는데 그것은 물밑 받침돌로 지탱되었으며 기둥은 물살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마름모꼴로 제작되었다.
‘살곶이다리’는 조선시대에 중요한 교통로로 충분한 기능을 해 오다가 대원군이후 훼손이 되었고, 1913년 일제 강점기에 콘크리트를 발라 보수를 했다. 1920년 장마때에 다리가 부분적으로 유실되었고, 1938년 5월에 다리 옆에 성동교가 건설되면서 다리 역할을 완전히 잃었다. 1971~1972년에 훼손된 부분을 보수하고, 일제가 발라놓은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복구하였다. 그후 강폭이 넓어져 동쪽에 27m가량의 콘크리트 다리를 연장 증설했다.
문화재청이 1967년 ‘살곶이다리’를 사적 160호로 지정해 오다가, 2011년 12월에 보물 제1738호로 승격 지정했다. ‘살곶이 다리’ 위를 걸으며 조상의 숨결을 느낄 수도 있지만, 다리 밑에서 보면 진정한 돌다리를 만든 조선 장인들의 기술에 감탄한다. 두 상왕을 위하여 다리를 만들 결심을 한 세종의 효심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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