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풍속집』(한국근대 민속․인류학자료 번역총서 5)

- 제국의 경찰이 본 조선풍속 -

김용목 시민기자 승인 2024.05.25 14:11 의견 0


『조선풍속집』에는 이마무라가 경찰로 근무하던 시기에 쓴 총 32편의 글이 실려 있다.

이 책은 식민지시기 조선총독부 경찰 관료였던 이마무라 도모의 『조선풍속집』을 번역한 것이다. 『조선풍속집』은 1914년 경성의 사도관斯道館에서 초판이 발행된 이래 그 이듬해인 1915년 재판이 발행되었다. 더욱이 1919년 우츠보야ウツボヤ서적점에서 개정 3판이 발행되어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베스트셀러였다.

1909년 3월부터 1914년 7월까지 발표한 것으로, 각각이 독립적인 글들이다. 두 번째에 실린 「조선의 사회계급」만이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 원고이고, 나머지는 잡지나 신문에 게재한 원고인 듯하다. 이 글들은 짧게는 2, 3페이지 정도에 불과한 것이 있는가 하면, 「조선인의 미신 및 종교」( 1912년 11월)와 같은 것은 77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상당히 긴 분량의 글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이마무라는 1908년 통감부의 경시로 조선에 온 후 경찰 업무의 필요 때문에 조선의 일상 풍속을 관찰하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가 바로 『조선풍속집』이었다. 당시 조선풍속에 대한 백과사전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조선의 풍속/민속 일반에 대한 타자의 시선을, 이마무라가 후에 조선 민속학의 대가로 자리매김 되었다는 점에서 조선 민속학이 성립되는 단초를 아울러 고찰할 수 있는 귀중한 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조선풍속집』은 타자의 시선에 의해 한 국가의 풍속이 포착되는 방식과 식민지인의 일상에 대한 제국의 시선이 어떠하였는지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마무라 도모今村鞆 지음, 홍양희옮김, 최혜주 감수, 크라운변형판, 양장, 5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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