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무격

김용목 시민기자 승인 2024.05.25 14:11 의견 0


무라야마 지쥰의 『조선의 무격』은 일제 식민지 당국의 조사 자료로서, 자료 수집을 위한 일련의‘ 풍속’ 조사와 관련한 정책적인 방향에서 수립되고 추진된 것이다.

이를 통해 무라야마는 조선의 무속신앙이 오래전부터 조선 문화의 근간을 형성해 왔으며 지금도 조선인의 정신생활을 지배하고 있다고 하여, 조선 문화와 조선인의 정신문화 이해를 위해 매우 중요한 조사 대상인 것으로 인식하였다. 결과적으로 그는 조선의 무격에 대해 조선의 고유한 문화와 예능을 유지해온 자로 높이 평가하는 반면, 한편으로 위생·경제·사상에서의 부정적인 영향을 민중에 부각한 자로 혹평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조선총독부의 참고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경찰을 동원한 조사라는 배경과 방법에서 태생적인 한계와 문제를 갖고 있는 조사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에 담겨 있는 조선 전역의 무속에 대한 현황 자료는 그 나름의 가치를 지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韓國近代 民俗․人類學 資料大系』, 『한국근대 민속·인류학자료 번역총서』

일제가 조사 ․ 연구한 한국문화 자료의 집대성

일제강점기에 한국문화는 어떠한 시각에서 조사・발굴되어 어떠한 통치(행정) 목적 혹은 맥락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민속문화를 고찰하는데 그렇게 ‘생산’된 민속문화 지식들은 어떻게 비판적으로 수용되고 있는가? 도서출판 민속원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조선총독부 촉탁, 경성제국대학 교수 등이 출간한 여러 자료들을 영인 ․ 보급함으로써 한국 근대 문화 연구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도서출판 민속원에서는 최근 한국 근대문화에 대한 관심이 인문・사회과학의 제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학계의 동향에 부응하여 우선적으로 민속학 ․ 인류학 관련 원본(초판본)들을 여러 경로를 통해 입수하였고, 그 자료들을 저본으로 하고, 해제를 붙여 『한국근대 민속・인류학 자료대계』를 발간(영인)하였고, 이 책을 다시 번역하여 『한국근대 민속・인류학자료 번역총서』로 발간하였다.

무라야마 지쥰 지음, 최길성·박호원 옮김, 크라운변형판, 양장, 5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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