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된 인간들』(문화와 역사를 담다 5)

- 한국의 산신, 그 신화와 역사를 담다 -

김용목 시민기자 승인 2024.05.25 14:11 의견 0


권력은 산에서 나오고, 금력은 물에서 나온다.

산을 지배하는 자, 권력을 취하고, 물을 지배하는 자, 재물을 얻는다. 그래서 예로부터 산수가 중요했고, 산수를 지배하는 자가 인간의 삶과 세상을 통치했다.

우리가 신을 알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기원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인간의 기원을 알기 위해서는 신을 파악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왜냐하면, 신의 세계는 지상 인간의 생활에 그 원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인간 없는 신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인간이 없다면 신도 존재할 수도 없고, 필요 없는 존재이다. 결국, 인간과 신은 불가분의 관계인 셈이다. 신을 알기 위한 노력은 인간을 더 깊이 알기 위한 작업으로 결론 내릴 수 있다.

‘창조하는 신’과 ‘신의 흔적을 찾아서’라는 관점과 ‘만들어진 신’에 이어 ‘신은 죽었다’라고까지 주장하는 세상이 됐다. 유일신이 이 세상을 지배할 수 없는 없을 정도로 세상은 그만큼 다원화됐고,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부분도 많다. 그런데 다양한 주장들을 곰곰이 살펴보면 전부 서양적 시각에서 본 신에 대한 관점, 혹은 유일신에 대한 분석적 시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한번 반문해보자. 동양에는 신이 없었나? 동양적 시각에서 본 신은 없을까? 동양과 서양은 같은 신인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동양적 관점에서 신의 문제를 한 번 접근해보자. 이러한 접근은 서양 기독교가 동양에 확실한 터전을 내리지 못하는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분석과 규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신에 대한 동양적 접근과 분석은 바로 한국의 신의 실체에 대한 문제와도 직결된다. 적어도 한자문화권에서는 비슷한 형태의 다양한 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박정원 지음, 신국판, 반양장, 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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