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이 좋아하는 역사극을 보면 죄인을 문초할 때 “매우 쳐라”고 말한다. 이렇게 매질하면 거짓이든 진실이든 토설하게 하게 되어 그 사건의 전말이 분명하게 밝혀지는 것이다.
그러면 죄인을 때리는 행위를 왜 “매질”이라고 하였을까?
한자에서 “매昧”란 새벽, 또는 동틀 무렵을 나타내는 뜻이지만, 북두칠성의 꼬리별 뒤쪽에 자리 잡은 별 이름도 “매昧”다.
이 “매昧”에 대한 기록이 <예명당위禮明堂位>에서 인용하여 <강희자전>에 나오는데 “매昧는 동이의 음악이다.”라고 하였다.
우리가 잘 아는 북두칠성은 국자 모양으로 생겼다. 북두칠성의 머리 부분인 첫 번째부터 네 번째 별을 선기(璇璣)라 하고, 다섯째별부터 옥형(玉衡)이라 한다. 이 옥형의 끝별인 꼬리 부분을 두표斗杓라 한다.
두표斗杓는 북두칠성의 손잡이 끝부분으로 꼬리별이다. 두표의 뒤쪽에 매昧라는 별이 있다. 매昧는 동틀 무렵을 뜻하는 것으로 해가 아직 뜨지 않았다는 뜻이다. 만물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여명의 시간인 혼돈을 나타내는 말이다.
바로 이때 “매”별에서 음악이 시작된다.
북두칠성의 꼬리인 두표斗杓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게으름을 부리는 태양을 깨우기 위하여 매昧별을 두드리면 태양이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태양이 떠오르면서 어둠, 즉 혼돈의 시간이 끝이 나는 것이다.
태양을 깨우는 과정에서 매를 두드리므로 음악이 발생한다. 두斗드림은 바로 별을 두드린다는 뜻이다. 서양의 악기인 드럼이란 이름도 여기서 비롯되지 않았나 한다.
이렇게 두드린다는 말은 혼돈의 시간, 즉 어둠을 끝내고자 북두칠성의 두표가 매를 두드려 태양을 깨우는 데서 비롯되었다.
사극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장면 중 하나가 이실직고하지 않는 “죄인을 매우 쳐라”는 호령이다. 바로 매昧별을 두드려 태양을 깨워 혼돈에서 벗어나듯이, 죄인을 쳐서 사건의 전말을 태양이 세상을 밝히듯 진상을 밝혀내겠다는 뜻으로 “매를 쳐라”라는 말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북두칠성의 두표斗杓가 매昧별을 두드리고 날이 밝아오면 귀신은 달아난다.
북두칠성은 자미원이라는 거대한 시계 판 위를 회전하는 바늘이다. 바로 두표가 기상을 알리는 나팔수가 아닌 고수鼓手가 되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태양을 위하여 두표가 매를 두드리면서 음악이 시작된 것이다.
이렇듯 “매”라는 말은 북두칠성이 연주하는 하늘의 음악으로 동이의 음악이라고 한 것이다.
이 음악은 바로 무당들이 신을 받을 때 물동이를 타고 굿을 하는 일월성신맞이 장단이다. 결국 매를 두드리고 태양을 깨우는 사람은 바로 무당인 것이다. 무당이 물동이 위에 올라 악기를 두드릴 때, 하늘에서는 북두칠성의 꼬리별이 매를 두드려 태양을 깨우게 되는 것이다.
태양을 깨운다는 말은 바로 세상을 밝힌다는 의미다.
무당이 일월성신맞이를 하면서 매구(꽹과리)를 치면 북을 두드려 하늘의 문을 열고, 징을 쳐서 땅을 깨운다. 이어서 장구를 쳐서 인간의 본성을 일깨우게 되는 것으로, 무당은 인간들을 혼돈混沌 속에서 구원하는 메시아인 것이다.
일월상신맞이는 천지인을 일깨움과 동시에 조화를 이루어 인간이 널리 이롭도록 기원하는 춤인 것이다. 이 춤을 무당의 추니 무무巫舞라고 한다. 이 무무巫舞는 바로 무천舞天으로 하늘을 향해 춤을 추는 것이다.
<설문해자>에서
“무축야여능사 무형이무강신자巫祝也女能事 無形以舞降神者”라고 하였다.
이 말은 “축원하는 일을 능숙하게 하는 여자를 巫라 한다. 이는 형체가 없는 신이 내린 자로 춤을 춘다. 라는 말이다.
<초어楚語>에
“신명강지재 남왈격여왈무神明降之在 男曰覡女曰巫”라고 하였다.
이 말은 신명이 내려있는데, “신명이 내린 남자를 격이라 하고, 신명이 내린 여자를 무라고 한다.”
여기서 무격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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