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지혜가 담긴 콩댐, 한옥의 아름다움을 더하다 - 2탄

- 생콩의 작은 기적이 만들어낸 한옥의 아름다움, 콩댐의 비밀을 파헤쳐 본다
- 조상의 지혜가 담긴 콩댐, 현대에 되살아나다

김오현 선임기자 승인 2024.10.01 00:41 | 최종 수정 2024.10.01 01:12 의견 0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회원들이 벽진서원에서 콩댐 작업을 하는 모습(사진촬영 박정세, 고경임)

한옥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정신이 담긴 공간이다. 특히 한옥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다양한 전통 기법들은 현대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옥의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콩댐'이라는 전통 기법의 제작 과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콩댐작업 전에 볏짚으로 짚솔을 만드는 삼성생명 가족들과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회원들의 모습
생콩과 생들깨를 갈아낸 혼합물을 자루에 담아 콩댐작업 준비를 하는 모습

▶ 콩댐의 제작 과정

◾️ 콩댐 준비를 위한 조성물 만드는 방법

▪️준비물 : 생콩과 생들깨(4:1비율), 분쇄기, 큰통, 바가지, 광목천 자루(주머니)20~30cm 등.

▪️생콩(80%)과 생들깨(20%)를 깨끗이 씻어 찬물에 약 8시간에서 24시간 정도 불린다

▪️불린 콩, 들깨, 약간의 물을 믹서기에 넣고 곱게 갈아준다.

▪️갈아낸 콩과 들깨를 적당량의 물을 넣고 농도를 잘 조절한다.

▪️혼합한 콩과 들깨 혼합물을 광목천 자루(주머니)에 넣는다.

콩댐작업 전에 벽진서원 숭본당 내부와 마루에 찌든 먼지를 짚솔로 청소하는 모습

◾️콩댐 순서

▪️준비물 : 생콩과 생들깨를 혼합하여 담은 광목천자루(주머니), 짚솔, 빗자루, 덧신, 고무장갑, 마른 천(걸레), 청소도구 등

▪️청소 단계 : 목재 표면을 빗자루와 청소기 등으로 깨끗하게 청소(짚솔로 마루 표면을 문질러 청소)

▪️초벌 도포 단계 : 불린 메주콩과 생들깨를 갈아낸 후, 광목천 자루에 담아 목재 표면을 콩주머니로 문지르기(초벌 도포)

▪️광목천 자루에 반죽을 넣어 콩혼합물이 새어 나오도록 손으로 압력을 가하면서 마루에 문지른다.(광목천 자루는 콩혼합물 찌꺼기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총총한 것을 사용한다)

▪️콩물이 넘친 부분은 얼록이 생기지 않도록 마른 천으로 닦아낸다.

▪️광목천 자루에서 짠 콩혼합물을 그릇에 담아 붓을 이용하면 빠진 틈새까지도 세밀하게 칠한다.

▪️2, 3차 도포 및 건조 단계 : 건조와 콩댐을 30~40분 간격을 두고 2~3회 반복으로 마른 후 두세번 덧칠한다.

▪️최종 건조단계 : 마른 형겊으로 5~6회 문질러 광택을 내고 나면 마루가 윤이나고 매끄럽다.

짚솔청소 후 본격적으로 광목천 자루를 눌러서 도포와 건조를 2회 이상 진행하고 있는 모습
콩댐의 마지막 작업으로 마른 형겊으로 5~6회 문질러 광택을 내고 나면 마루가 윤이나고 매끄럽다


▶ 콩댐 효과

우리 선조들은 집의 방바닥에 두꺼운 종이(한지)를 바르고 종이(한지) 표면에 콩기름이나 들깨기름을 섞어 여러 차례 덧발라서 오래 사용하였고, 바느질 도구를 보관하는 팔각 반짐고리, 갓을 넣어 두는 갓집, 밥상을 덮는 밥상 보나 보관용 책자 등 여러가지 종이로 만든 물건에 콩댐 기법을 사용하여 보존기간을 늘이는 사례가 흔히 있었는데, 손쉽게 쓰다 버릴 수 있는 플라스틱이 나오면서 전통적인 방법인 콩댐기법이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전통 콩댐기법을 목조 문화유산 보호하는 방법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이제는 콩댐은 목조 문화유산을 포함한 목조물에 곤충이나 벌레의 침입을 방지하고, 목조물의 모양과 색채ㆍ윤기를 장기간 유지되도록 하며, 목조물의 표면이 가벼운 충격에 상처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여 목조물이 장기간 보존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목조물의 표면을 친환경적으로 코팅을 하여 나무의 숨을 완전히 막지는 않기 때문에 목조물의 내부가 썩지 않고, 목조물 외부로부터 곤충이나 벌레의 침입을 막고, 목조물이 가벼운 외부 충격에 상처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여 오랫동안 윤기와 광택이 유지되어, 목조 문화재나 목조물의 아름다운 모양과 색채가 장기간 유지되도록 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콩댐작업 후 광목천 안에 있는 생콩과 생들깨 찌꺼기를 제거하고 광목천 세척하는 기아국가유산지킴이 회원들


콩댐의 기본원리는 콩속에 들어있는 지방분과 들깨에 들어있는 지방분이 목조물의 표면에 배어들어(액체 따위가 스며들다)가 표면이 공기의 순환을 유지하면서도 소수성(물과 화합되지 않는 성질)을 이루어 외부로부터 물기의 침입을 막고, 질기고 윤기가 나며 색상도 더 산뜻하게 변화되는 성질을 가진다. 콩댐의 기본적인 방법을 더 보완하고, 곤충과 벌레의 침입을 막기 위해 피톤치드를 배출하는 은행잎 가루와 도색 중에 이물질 오염을 막고 건조시간을 빠르게 하면서도 투명하여 나무의 색상이 드러나게 하며, 은은한 침엽수의 냄새를 발산하는 테레빈유를 포함시켜 목조물이 처음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장기간 보존되도록 하는 방법들도 있다고 한다.

조상의 지혜가 담긴 친환경적인 콩댐작업 후 광택이 나는 마루에서 기아국가유산지킴이들의 기념사진


콩댐은 단순한 건축 기법을 넘어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정신을 담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콩댐을 통해 우리는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배우고, 현대 사회에서도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콩댐은 단순히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 참고문헌

1. 이근섭, [콩댐을 이용한 목조물 보존방법], 대한민국 특허청, 2020.

2. 지니, ['콩댐'을 아십니까?], 네이버 블로그 홍천강 배바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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