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전탑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칠곡 송림사
통일신라의 보물을 간직한 천오백년 사찰
김지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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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9 17:23 | 최종 수정 2024.09.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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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칠곡군 팔공산 서쪽 관문에 송림사가 자리잡고 있다. 송림사는 진흥왕 5년(544) 명관(明觀)이 중국에서 가져온 사리를 모시기 위해 세운 절이라고 한다. 천년고찰도 아니고 무려 천오백년 고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절 규모는 아담하지만 보물과 경북 유형문화유산을 여러 점 보유하고 있는 보고다. 13세기 몽골의 침입으로 폐허가 되었고, 1597년과 1858년 두 차례 중건했다.
경내에 들어오면 대웅전 앞 송림사 오층전탑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대구 경북 지역에서 나고자란 사람들은 학창 시절 역사 교과서에 이 탑이 실렸다는 점을 강조할만큼 5층전탑은 지역 문화의 자부심이다.
전탑(塼塔)이란 흙으로 만든 벽돌을 이용하여 쌓아 올린 탑을 말한다. 화강암을 벽돌 모양으로 깎아 쌓은 전탑도 있지만 송림사 오층전탑은 흙으로 구운 벽돌을 이용해 쌓아 올렸다. 우리나라에 몇 개밖에 남지 않은 벽돌탑에 해당된다.
탑을 받치는 기단은 벽돌이 아닌 화강암을 이용해 1단으로 마련했다. 9세기 통일신라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측되는 오층전탑은 1959년 보수를 하다가 탑신 내부에서 나무로 만든 불상과 사리장치 등이 발견되었는데 모두 보물로 지정되었다.현재 탑 속에서 나온 보물들은 송림사에는 없고 국립대구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송림사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인데 정면 5칸은 현존하는 조선후기 불전 가운데서 흔치 않은 사례에 속한다. 조선 전기 대웅전은 3칸짜리 중층이 대부분이었지만 임진왜란 이후 피해를 입은 후 3칸 단층으로 유형화 되었다.
이런 추세에서 정면 5칸 규모는 드문 경우로 다른 사찰과 차별화되는 가치로 인정 받았다.특히 조선후기에 건립한 5칸 불전은 드문 편이라 대부분 국가지정 유산으로 보호받고 있다. 대웅전은 편액은 숙종의 어필로 알려져 있다.
송림사 대웅전 내에는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이 모셔져있다. 높이 3m에 달하는 거대 목조불상인데 비례가 안정적이라 보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준다.
이 삼존상은 조선후기 17세기를 대표하는 대작에다가 복장에서 발원문이 발견되어 정확한 조성연대를 알 수 있어 보물로 지정되었다. 당시 18명의 조각승들이 참여했다고 전해진다.
송림사 명부전에 봉안되어 있는 지장, 지지보살의 협시상과 시왕상 및 제상 등 22구도 문화재로 지정되었다.대부분 1665년에 일괄 조성되었다고 한다.
수능이 얼마 남지않아 그런지 평일 오전임에도 불공 드리러 온 사람들이 꽤 있었다. 화창한 초가을 하늘 아래에서 첫만남을 가져서 그런지 너무 멋지고 아름다웠던 송림사. 4계절 어느 때 들러도 색다른 모습으로 반겨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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