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 또는 민족에게 분열과 통일이 얼마나 중요한 가는 동서고금의 역사가 입증하고 있다. 우리역사에서 분열되었던 시대가 몇 번 있었다. 반면에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 또한 여러 번 있었고, 궁극적으로 극복했다고 인식되던, 또는 극복한 시대도 있었다.
분열 또는 분단이란, 특히 민족이라는 역사적 공동체에게 강요된 분열은 다양한 의미와 함께 결과를 갖고 있다. 정치적인 영토를 부분적으로 상실했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터의 상실을 의미한다. 자연환경의 다양성 상실, 생활공간과 문화의 다양성 상실, 집단 구성원들의 긴밀하고 자연스러운 연관성이 깨짐을 의미한다. 즉 유기체적인 시스템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고, 생물학적 역사적 유전자의 불완전한 계승이 발생한다. 또한 패배와 상처로 인하여 자의식을 상당한 부분 상실하게 된다. 총체적으로 역사적 공동체의 균열과 파손을 낳는다. 그러므로 분열의 극복과 통일의 실현이란 몇 몇 부분적인 요소들의 물리적 계량적인 통합이 아니라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종합 작업이다. 구체적으로는 분열된 영토의 수복이나 봉합을 뛰어넘은 터와 정신의 유기적인 통일이다. 즉 '역사의 통일'이다.
우리는 변화무쌍하고 냉정한 세계질서와 문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예상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만들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모델 혹은 발전모델들을 각 분야 별로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통일문제와 연관해서 고구려의 역사과정과 신라의 삼국통일은 현재 당면한 분단을 극복하는 지혜와 방법론을 모색하는데 유효성이 높은 모델이다.
*통일 실현의 역사적 과정
중국은 이민족이 포함된 상태에서 분열, 통합, 분열을 반복해왔다. 반면에 우리는 동일 혈통, 동일 언어, 동일 문화, 공통의 역사경험을 공유한 집단들 간에 경쟁을 벌였지만, 최소한 명분상으로는 정치적인 ‘통일’의 문제를 놓고, 단계적으로 실현시켜 왔다.
첫 단계는 민족의 기원 및 형성과 직결된 것으로서 주변의 다른 문명권 내지는 종족들과는 다르면서 내부 통일성이 강한 조선의 성립을 1차 원핵 또는 원형의 형성으로 본다. 그리고 고구려 등의 고대국가들의 역사발전을 파손된 원핵을 복원하는 과정으로 보고, 고구려의 전성기를 2차 핵이 형성된 단계로 파악한다. 그래서 1995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시기를 re -의 시대, 즉 ‘re-foundation’(다물)의 시대라고 본 것이다. 그리고 수나라와 당나라의 공격이라는 외적인 충격으로 고구려 백제의 멸망, 일본열도의 이탈이 생겼고, 그 결과 완성된 것이 신라의 삼국통일 또는 남북국시대이다. 그 시대를 미완성이지만 3차핵이라고 설정했다. 그 후 4차, 5차의 단계를 거쳐 현재 6차 단계에 있는 것이다.
윤명철 저서,
고구려 해양사연구
역사는 진보하는가
우리민족 다시본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