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대성 사명대사의 충혼을 기리는 제563회 춘계향사가 3월 30일 밀양 표충사에서 엄숙히 봉행됐다. 이번 향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사명대사호국성지 표충사(주지 진각 스님)의 주관으로 표충사 경내 표충사당에서 거행되었으며, 불교와 유교가 함께하는 합동 제향으로서 그 역사적·종교적 의미가 더욱 깊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박동석 헤리티지재단 이사장과 임인식 한국국가유산지킴이연합회 부회장이 참석하여 국가유산 보호와 전통문화 계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의미를 더했다. 두 인사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표충사에서 거행된 제향에 함께하며, 사명대사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자리에 함께한 것에 대한 깊은 감회를 전했다.

1744년(영조 20년) 왕명으로 시작된 사명대사 춘계향사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이끌고 국난 극복에 앞장선 서산대사, 사명대사, 기허대사의 숭고한 충혼을 기리기 위해 매년 봄과 가을에 봉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을 비롯해 명장대 효림 스님, 선방 덕문 스님 등 지역을 대표하는 여러 스님과 곽근석 밀양 부시장, 허홍 밀양시의장, 엄민현 밀양소방서장, 정분남 부산불교연합회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제향의 의미를 더욱 빛냈다.

제향 의식은 오전 10시 명종 5타를 시작으로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종사영반, 헌다 및 헌화 등의 불교 의례가 엄숙히 진행되었으며, 이어서 성균관유도회 밀양지부 박대병 지부장의 주관으로 유교 제향이 거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초헌관은 곽근석 밀양 부시장, 아헌관은 엄민현 밀양소방서장이 맡았으며, 종헌관은 성균관유도회의 손양현 옹이 맡아 사명대사의 호국정신을 되새겼다.

박동석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은 "사명대사는 단순한 승려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호국의 영웅이었다"며 "오늘 이 자리는 그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미래를 담아 후대에 전승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인식 한국국가유산지킴이연합회 부회장은 "우리의 전통과 국가유산을 보호하는 것은 단순한 보존을 넘어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라며 "사명대사님의 정신이 국민들 마음속에 오늘날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은 "전국적으로 산불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표충사 사당 양옆에 핀 목단과 벚꽃이 마치 사명대사의 정신을 되새기는 듯하다"며 "참석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또한, 이날 행사에는 사명대사의 일대기를 담은 드라마 '포검비'를 기획·제작 중인 ㈜파인원미디어의 류호식 대표가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향후 진각 주지 스님과 류 대표는 일본 방문 답사를 통해 사명대사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표충사 춘계향사는 불교와 유교, 지역 공동체가 하나 되어 사명대사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장이 되었으며, 이를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