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 느낌[99 부엉이도

흔들리며 명시조 감상 46

김명호 전문위원 승인 2024.02.28 06:09 의견 0

부엉이도

남선 박청길

잊으려 접은 마음

눈 감아도 뵈는 얼굴

어둠 속 그리움이

별빛처럼 사물사물

이 한밤

누굴 기다려

잠 못 들어 우는가

*****

잠 못드는 밤을 오히려 밤에 깨어있는 부엉이로 말한다. 밤이 일상인 부엉이라도 된 듯 그리워 잠 못드는 밤이 일상인 것이다. '장자의 나비의 꿈' 처럼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 부엉이와 화자가 몰입되는 착각을 일으킨다.
익숙한 그리움 스토리이지만 '사물사물' 이란 다소 낯설은 단어와 부엉이라는 소재가 자연스럽고 익숙하면서도 참신성을 절묘하게 살려준다.
시조의 형식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형식이 편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 시조시인분들이 형식에 짓눌리지 말고 오히려 이렇게 자유를 만끽하였으면 좋겠다.

사진 김명호

글 사진 김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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