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부터 국외박물관 한국실 9개국 21개관 지원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및 독일 훔볼트포럼 등
폭증하는 해외 수요 맞춰 전시, 인력, 소장품 등 체계적 지원 방식 다각화

박동석 발행인ㆍICPSC이사장 승인 2023.11.15 22:37 의견 0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23년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의 신규 지원 대상관으로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덴마크국립박물관, 네덜란드국립박물관 등 5개국 6개관을 선정했다. 이로써 국립중앙박물관은 내년부터 전시, 인력, 소장품 지원 등 총 9개국 21개관의 한국실 지원 사업을 관리하게 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외박물관 한국실을 문화유산으로 만나는 ‘K-컬처’의 전초기지로 삼고, 2009년부터 한국실 지원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실 운영 지원 사업을 이관 받아 지원 범위가 대폭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기관의 적격성, 사업 타당성, 비용 분담률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규 지원 대상 및 지원 규모를 산정해오고 있다.

지원 방향은 주요 거점 박물관을 중심으로 한국실 개선, 특별전 개최, 전담인력 채용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연도별 수요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한국문화재 보존처리, 출판, 교육, 온라인 공개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문화재 특별전 개최, 보존처리, 전담 큐레이터 채용 등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의 최근 성과

1.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신규 지원

특히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한국실 지원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와 미국 스미스소니언 재단이 체결한 「문화기관 교류‧협력 확대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로 이루어진 첫 성과물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지원 사업을 계기로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한국실 전시와 한국문화재 특별전 개최 등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 일환으로 故이건희 회장 기증품 특별전(’25.11.8.~’26.2.1.)의 국외 순회전 중 첫 번째 전시가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개최된다. 이외에도 스미스소니언 내 유일한 아시아박물관에 위치한 한국실의 전면적 개편에 총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이와 연계한 공공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한국 관련 사업이 4년간의 기획으로 연차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의 전문 인력 파견을 통해 긴밀한 실무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상) /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한국실(하) / (사진 제공: National Museum of Asian Art, Smithsonian Institution, Photos by Colleen Dugan)

덴마크국립박물관(상) / 덴마크국립박물관 한국실(하)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네덜란드국립박물관(상) / 네덜란드국립박물관 아시아관 한국코너(하) /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2. 조선시대 산수도 보존처리(미국 플로리다대학 새뮤얼한박물관)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의 의미 있는 결실로 미국 플로리다대학 내에 위치한 새뮤얼한박물관 산수도의 보존처리를 들 수 있다. 봄, 여름, 겨울 등 계절의 변화를 담은 조선시대 산수도 4점이 국립중앙박물관 전문 인력의 지원으로 올 가을 새뮤얼한박물관 한국실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제작된 산수도는 국립중앙박물관의 학술 자문과 3년여에 걸친 과학적 분석 및 보존처리를 거쳐 올해 한국 전통 방식의 장황으로 다시 온전한 모습을 갖추었다.

이밖에도 새뮤얼한박물관 소장의 230여 건의 한국문화재 정보를 보완하고 고화질 사진을 누리집에 공개하는 프로젝트도 한국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결실을 앞두고 있다. 대학 내 위치한 박물관의 특성상 학생 및 지역사회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 활용하여 한국문화재에 대한 지역민의 이해를 높일 계획이다. 온라인 전시와 정보 공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업은 국외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에 대한 학술적 접근 뿐 아니라 K-컬처에 대한 대중적 접근을 보다 쉽게 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 새뮤얼한박물관 한국실 산수도 전시 모습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미국 플로리다대학 새뮤얼한박물관 소장 산수도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3. 한국실 전담 인력 지원(독일 훔볼트포럼의 첫 한국문화재 특별전 개최)

올해 추진하는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과 관련해, 한국실 전담 인력을 지원하는 성과를 소개할 수 있다. 전담 인력 지원은 한국문화재를 소장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연구와 중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실현하기 어려웠던 기관에 큰 전환점이 되는 지원방식이다.

이러한 지원의 일환으로 독일 훔볼트포럼 민족학박물관 및 아시아예술박물관(관장 라스-크리스티안 코흐)은 특별전 <아리아리랑-한국 Ari-Arirang. Korea>을 개최한다. 10월 13일부터 내년 4월 21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채용된 훔볼트포럼 한국실 전담 큐레이터가 기획한 첫 한국문화재 특별전이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훔볼트포럼 민족학박물관이 소장한 관모, 갓, 갑옷, 장신구, 탈 등 한국문화재 120여 점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독일 훔볼트포럼 전경(상) / 한국문화재 특별전 전시실 및 주요 전시품(19세기 말 독일인 수집가의 수집품)(중-하)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이번 전시는 19세기 후반 시작된 독일의 한국문화재 수집 역사를 주제별로 조명한다. 특히 약 1,800점으로 구성된 민족학박물관의 한국 소장품은 1860년대 조선을 방문한 독일인들의 관점을 반영한다. 주목되는 전시품은‘아리랑’이 녹음된 음반이다. 이 자료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군의 일원으로 참전했다 독일의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한국인의 노래를 녹음한 것이다. 이번 특별전 제목을‘아리아리랑’으로 선정하게 된 것도 해당 자료의 역사적 중요성을 감안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실 전담인력의 채용을 계기로 백여 년 전 한국인의 삶과 문화를 담은 아카이브 자료를 유럽의 관람객에게 새롭게 공개하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이성원 초상>, 조선 18세기 후반, 비단에 색, 138.8x82.3cm,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2021년 훔볼트포럼의 동아시아 서예 특별전 출품에 이어, 이번 전시에는 <이성원 초상> 등 조선시대 초상화를 출품해 한국인의 모자와 옷차림에 유난히 관심이 높았던 19세기 말 독일인 수집가들의 수집품을 조선시대 초상화와 직접 비교해볼 수 있도록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훔볼트포럼 한국실 전시가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소장품 연구 지원, 전시품 대여 등의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훔볼트포럼 한국실이 유럽 지역 내 한국문화 확산을 위한 거점 박물관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 곳곳에 소재한 한국실 운영을 활성화하고 국외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를 온전하게 보존 및 활용할 수 있도록 국외박물관과의 상호 협력 체계를 공고히 구축할 예정이다. 지원 기관의 성격에 맞춰 소장품에 대한 학술 자문, 한국문화재 대여를 통한 지원, 전문 인력 지원과 교류 등을 확대하여 한국문화 홍보 및 위상 강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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