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토성, 석촌동 고분군 재발굴 10주년 회고 학술회의 개최
백제학연구소 "백제왕도발굴 10년의 성과와 전망"
석촌동고분군에서 화장된 인골 발견
한성백제기의 독특한 장례문화중 하나
고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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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9 08:26 | 최종 수정 2023.11.2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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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백제박물관 백제학연구소(소장 박중균)는 11월 16일(목)~17일(금) 이틀에 걸쳐 한성백제박물관 한성백제홀에서 백제학연구소 설립 10주년 학술회의 "백제왕도발굴 10년의 성과와 전망"을 개최했다.
서울시 송파구와 강동구 일원은 백제의 첫 수도가 있었던 곳으로,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석촌동 고분군 등 백제 유적이 산재하고 있다.
이번 학술회의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한성백제박물관 백제학연구소의 백제 유적 발굴 사업을 총 정리하는 자리로서 그간 백제학연구소에서 발굴·조사 해 온 백제 유적에 대한 14건의 발표가 진행되었다.
◇ 몽촌토성(夢村土城)
현재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에 있는 몽촌토성은 자연 구릉을 이용하여 축조된 전체 둘레 약 2.4km의 토성이다.
1980년대 6차례의 발굴조사가 서울대에 의해 이뤄졌으며 2013년부터 백제학연구소가 북문지 일원에 대해 발굴조사를 재개해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궁(宮)' 혹은 '관(官)' 자가 찍힌 직구단경호(直口短頸壺) 파편을 비롯하여 대형포장도로, 집수지 등이 조사되었는데, 특히 고구려가 백제 한성을 함락한 이후에도 장기간 몽촌토성을 점유하면서 활용했음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증거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북문지 도로 유적에 조사된 집수지(集水池)의 네 모서리 중 세 모서리에서 각각 1점씩 출토된 목제 쟁기가 큰 주목을 받았다. 재래농구인 쟁기는 논밭을 갈거나 땅의 골을 파는 연장이라 농사나 토목 공사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굴된 목제 쟁기의 형태가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동양대 김도헌 교수는 이 중 '1구역 쟁기'가 '가대기'라는 함경도 지방 특유의 쟁기 형태와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고구려의 영향을 받은 쟁기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 석촌동 고분군
강남 개발로 인해 1960년대 후반부터 80년대까지 발굴 조사 되었던 석촌동 고분군은 전체 모습을 많이 잃고 일부만 석촌동 고분 공원으로 남아 보존되고 있다. 2015년 석촌동 고분 공원 내 싱크홀이 생겨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시작된 발굴 조사 결과 백제 적석총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이 보고 되는 중이다.
금속 장신구를 비롯해 다량의 백제 기와, 중국 육조시대 청자와 도기 등 당시로서는 지배층만이 누릴 수 있던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어, 석촌동 고분군이 백제 왕릉이라는 설이 뚜렷해지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석촌동 고분군 내에는 적석총(돌무지무덤) 외에도 목관묘(나무널무덤), 옹관묘(독무덤), 즙석분구묘(돌을 덮은 흙무지 무덤) 등 다양한 묘제가 조사되었다. 이들 묘제끼리의 관계에 대해서는 향후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석촌동 고분군에서 화장된 인골이 확인되었다는 것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인골의 상태를 분석해 보았을 때 사망자를 육탈하지 않고 화장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화장 인골을 담기 위한 용기나 부장품 등이 발견되지 않고 여러 인골이 뒤섞여 있는 특성을 보인다.
이처럼 개인에 대한 인식과 구별이나 망자의 시신에 대한 존중을 좀처럼 읽기 어려운 이 독특한 화장 풍습은 한성백제기의 장례 방식 중 하나로 매장식 장례와 공존했던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 사회적 의미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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