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복명장 오정자 루비한복 대표, 한국한복진흥원에 한복 52점 첫 번째 기증

-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한복 생활" 활성화의 일원으로 기증 받아, 한복기증자 1호-

김용목 승인 2024.07.27 15:20 의견 0

한국한복진흥원은 오정자(81세) 루비한복 대표로부터 한복 52점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깨끼저고리

오정자 대표는 한국한복진흥원의 첫 번째 한복 기증자로, 30년 동안 양장 제작을 거쳐 전북 전주 고물자 골목에서 30년 넘게 ‘루비한복’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깨끼저고리로 명성이 높다.

오 대표의 솜씨를 아는 지역 문화예술인들로부터 “오 대표가 손바느질한 한복은 손빨래를 해도 옷이 틀어지지 않는다.”라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기증은 수년 전부터 오정자 대표가 “한복의 가치를 이해하는 기관에 한복을 기증하고 싶다.”라는 의사를 피력해왔고 그것이 지난 3월 한국한복진흥원에 전해지면서 추진하게 됐다.

오정자 루비한복대표

칠 남매 중 맏딸로 태어나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친정어머니의 바느질을 어깨너머로 배웠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일손을 도우며 동네 사람들 바느질해 주는 것을 시작으로 스스로 리폼을 하는 등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오 대표는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3일을 식음 전패하며 골방에서 문을 잠그면서 시위했다고 한다. 그 결과 전주 양재 학원에 등록해 공부했으며, 그 결과 양장점에서 재단사 일을 시작으로 ‘루비 양장점’을 개업했다.

그러나 교복이 없어지면서 양장이 쇠퇴하자 양장에서 한복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백합주단 쇼윈도에 걸린 깨끼옷을 보고 ‘이걸 어떻게 박았을까?’ 궁금증에서 시작하여 깨끼저고리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깨끼저고리는 한국 전통 의상 중 하나로 투명한 옷 솔기마다 시접 없이 가는 선만이 돋보이는 우아하고 정교한 디자인이 특징이며, 옷감을 앞뒤로 세 번 바느질하는 특별한 기술을 활용한다.

오정자 대표는 “옷을 다 짓고 나서는 항상 아쉬움이 남고 손님의 마음에 들 수 있도록 체형과 취향을 항상 고심하며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오 대표의 작업 철학과 장인 정신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어 “한국의 전통문화인 한복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사랑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심하게 되었으며 첫 기증을 한국한복진흥원에 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동명대 이주영 교수는 “2022년에 ‘한복 생활’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국가 차원에서 한복을 보존하고 전승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시대와 지역을 망라하는 한복 아카이브 구축이 필요하며, 오정자 대표의 작품 기증이 그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오정자대표와 한국한복진흥원 박후근원장

한국한복진흥원은 기증받은 한복들에 대해 분류 및 조사표를 작성하여 수도권이나 충청·영남지역 등과는 다른 호남지역만의 특별한 제작 방법을 파악할 계획이다. 나아가 한복 기증품 전용 수장고를 설치하고 전국의 지역별 한복 자료를 준비하여 한복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한편, 각각의 특징을 조사한 자료집 발간과 전시회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후근 한국한복진흥원장은 “평생을 노력해서 만든 한복을 후학을 위해 기증해주신 오정자 대표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기증을 시작으로 지역별·시대별·종류별 한복의 수집·조사 및 한복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나아가 라키비움으로 발전시키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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