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목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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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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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구(巫具)는 무의례에서 사용되는 신앙적 표현의 물질적 형태를 총칭해서 사용하는 말이다.
즉 무구는 의례적 상징이자 시각적으로 표상되는 구현물이다. 무구에 대한 연구는 간헐적으로 연구되어 왔으나 오히려 근자에 들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무의례나 무가에 대한 연구에 비하여 양적ㆍ질적 차원에서 연구 성과가 미비했던 것이 현실이다. 또한 무구 연구를 한다고 해도 의례의 보조물이나 굿당 장식의 물품으로 이해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다른 연구에 비하여 물질문화(物質文化, material culture)에 대한 관심과 연구방법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무구에 대한 논의는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되었다. 아카마스 지조(赤松智城)와 아끼바 다카시(秋葉隆)는 『조선무속의 연구』에서 무구의 범위를 의례에 사용되는 도구와 악기뿐 아니라 신당에 봉안된 도구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후 많은 국내학자들이 무구에 대해 조사연구한 성과가 있으나 간단한 기능 위주의 설명이나 의례의 보조수단으로 취급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무구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극히 최근에 이르러서이다. 단순히 조형적 측면의 연구를 넘어 연구주제로 독립되어가는 과정에 있으며, 보다 심층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무구는 많은 분과학문에서 다양하고 세밀하게 연구되어야할 대상인 것이다.
현재에는 각 지역의 무구를 다룬 『인간과 신령을 잇는 상징, 무구』가 완간되었으며, 의례와 제물을 다룬 『무·굿과 음식』 시리즈가 간행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물을 바탕으로 무구의 연구는 더욱 활성화되고 다양화될 것이다.
이 책은 2006년 한국민속학자대회에서 무속분과의 주제로 이루어진 ‘한국 무속의 종이 무구’의 발표논문 5편과 무속학회에 투고된 무구 관련 논문 4편을 더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이후에 무구 연구의 다양하고 총체적인 연구 성과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 책에서는 무구를 바라보는 연구자의 관점에 따라 차이점을 보이기도 하지만 무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크고 애정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무속학회 엮음, 신국판, 반양장, 2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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