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에 인용된 중국 한시 해설』

김용목 시민기자 승인 2024.08.30 11:46 의견 0

우리나라 ‘시대의 작창’이라고 불리는 춘향가에는 중국과 한국의 한시를 망라하여 당대(當代)에 회자되던 한시(漢詩)와 산문 나아가 원대 유행하던 잡극 《서상기》의 명문들이 다수 인용되어 있다.

사물이나 배경에 대한 묘사나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 등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대신에 화자와 청자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시구와 문구를 활용하여 과감하게 생략한 것이다. 마치 한시에서 전고를 이용한 함축적인 표현을 통해 형상성을 강화하고 동시에 의미 전달력을 높이는 방법과도 흡사하다. 따라서 아는 만큼 이해하고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는 해학과 유머코드가 녹아 있으며, 구어체의 리듬 속에서 4자, 5자, 7자 등 다양한 시구의 활용을 통한 리듬감을 강조하기 위한 노력도 간과할 수 없다.

중국과 한국 한시의 비교적 유명한 시구(詩句)를 인용함으로써 자칫 지루하게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 전개에 속도감이 더해주고, 언어라는 전달매체의 한계를 극복하여 공감각적 이미지를 화자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더욱이 상징과 함축으로 대표되는 시구와 문구를 원용함으로서 춘향가에서 적적한 한시의 활용은 춘향가의 작품성과 문학성을 한층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이 책에서는 김소희, 김연수, 성우향, 조상현, 최승희 버전의 춘향가 판소리에 인용된 한시의 시구와 기타 작품들에서 인용된 문구를 소개하고 비교 분석하였다. 우선, 김소희 버전의 춘향가 판소리에 인용된 시구의 한시 작품을 찾아, 춘향가판소리에 인용된 시구가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 속에서 어떤 역할과 의미로 사용 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오성덕ㆍ박병선 지음, 신국판, 반양장,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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