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김유식)은 9월 26일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중간성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중간성과보고회는 전국의 고고학 관련 학자를 비롯하여 관련 관계자들과 관심 있는 시민 등 150여명이 모여, 이번 발굴 성과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김권일 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보고회는 김유식원장의 개회사와 경주시의회 이진락의원의 축사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진행되었다.
오전 첫 번째 발표는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양성민선생이 120호분 발굴 중간성과의 개략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번 발굴의 중간성과로 120호분만 독립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평면적 층위적 고분이 밀집되어 있어, 120-1 • 120-2도 함께 발굴 중이며, 특히 120-2호분에서는 피장자와 순장자가 함께 발굴되었으며, 모든 장신구가 착장상태로 출토된 것은 황남대총 발굴 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발표에서는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의 김소향선생이 출토 유물 중 금동관과 금동관모 금동신발의 보존 처리과정을 자세히 설명하였고, 120호분의 봉토 및 석재 분석을 류춘길 한국지질환경연구소장이 발표하였는데 적석과 호석의 석재는 북천과 덕동호 상류 시부거리 마을 부근에서 최종 하류 지역의 하도 구간에서 채취하여 공급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성림문화재연구원 강애경연구원은 출토 목재 수종 분석에서 120호분 주검칸은 졸참나무류, 부장칸에서는 밤나무목재가 주로 확인되었고, 120-2호분은 주검칸과 부장칸 모두 밤나무가 주를 이루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바닥재인 목재층과 대나무층의 배치가 120호분은 교차되어 있음을 확인하였지만 120-2호분은 평행하게 배치되고 주칠(朱漆)이 확인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오후 발표에서 출토 치아에 대한 분석을 한 동아대 김재현교수팀은 금동관 주변에서 발굴된 잔존치아는 12~15세의 약년(juvenile)의 것이며, 피장자의 발치에서 발견된 치아는 3세 전후의 유아(infant)의 것으로 판정했다. 출토 장신구를 분석한 대전대학교 이한상선생은 출토된 복식품이 상당부분 원상을 유지한 채 출토되어 복식품 착장 방식에 일정한 정형(定型)이 존재한 것 같다면서 피장자가 120호분은 남성, 120-2호분은 여성일 공산이 크며 5~6세기 전형적인 신라 양식 장신구가 출토되어 당시 유력가문의 핵심 구성원으로 추정했다.
유리유물 분석을 한 공주대학교 김규호선생은 120-1호분에서는 부장칸에서 경식과 모자이크 유리가 120-2호분에서는 피장자의 경식과 팔찌, 순장자의 경식이 출토되었으며 전반적인 유리색상은 감청색이지만 120-2호분 피장자의 팔찌는 감청색 일부와 황색이 조합된 상태이며 120-2호분 순장자가 전승되어 내려온 포타쉬 유리를 사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후 토론에서는 120-2호분의 피장자 중 3세 전후의 어린아이가 순장되었는가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순장의 미개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경계해야 되며 일본의 합장 방식이 한반도에서 전래 되었다고 보고 둘은 모녀 관계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낸 발표자와의 의견 교환이 있었다. 15세 전후에 사망하고 어린애가 3살이면 12세에 임신이 가능한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일본의 병행매장과 측열매장 풍습이 한반도로부터 전래되었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어 기존의 고정된 관념을 깨고 새로운 시각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되었다.
마지막으로 강봉원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과 김용성 한빛문화재연구원장, 이성주 경북대학교 교수가 총평을 했는데, 강봉원위원장은 “과거 고고학은 유물, 유적, 유구에 초점을 맞췄는데 이제 사람에 초점을 맞춘다, 유물만이 아니고 유물을 만든 사람, 사용했던 사람, 전체 시스템 속에서 산업에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면서 ”그곳에 왔을 조문객들, 그곳에 참여했던 그 사람들은 누구인가? 무슨 음식을 먹었는가? 어떤 노래를 불렀는가? 이런 것에 관심을 갖는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라며 ”이벤트를 위해 발굴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며, 우리 고고학이 크게 발전하여 서구의 고고학계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룰수 있는 날이 곧 오리라고 기대한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김권일 실장은 “경주 황남동 120호분은 3기의 신라 무덤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현재 120-1호와 2호는 유물 수습까지 다 완료가 되었고, 해체 조사까지 완료가 되었다.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유물과 그 자료에 대해서는 자연과학 분석을 포함한 분석 작업들을 계속해서 진행해 나갈 예정이고, 조사 보고서가 10월쯤에 지금 발간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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