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시 웅천읍에 위치한 보령시 향토문화유적 제2호 집성당(集成堂)이 창건 127주년을 맞아 ‘을사년 춘기 석채례(釋菜禮)’를 성대하게 봉행했다. 이번 행사는 김완집 도유사와 한영탁 남포향교 전교의 주관으로 진행되었으며, 김동일 보령시장과 백명균 웅천읍장, 보령국가유산지킴이 봉사단, 지역 유림 및 주민 50여 명이 참석하여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이날 석채례는 성균관 전통 제례 의식에 따라 남포향교 한영탁 전교의 집례로 진행됐다. 초헌관에는 백명균 웅천읍장이, 아헌관과 종헌관에는 각각 김문겸, 이신우 남포향교 원로가 맡아 제례를 엄숙하게 봉행했다. 또한, 축관 이종호 유도회장, 찬인 한상준 총무장의 등이 제례를 수행하며 집성당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했다.
김완집 도유사는 “보령시와 보령국가유산지킴이 봉사단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으며, 특히 김동일 시장님의 관심과 지원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집성당을 도유형문화유산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1898년 화서학파 삼희당 윤석봉(尹錫鳳) 선생이 주도하여 창건된 집성당은 단순한 제례 공간을 넘어, 보령을 비롯한 서천, 홍성, 청양, 부여 등 인근 지역 유림들의 학문적 교류와 항일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1910년 윤석봉 선생이 홍주의거에 참여했다가 투옥 후 순국했으며, 1919년에는 집성당 출신 백관형이 파리장서운동에 참여하여 서명하는 등 독립운동의 거점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1926년 속수계가 조직되어 집성당의 유지·보수를 위해 노력했으며, 1957년과 1991년, 1993년 등 여러 차례 중수를 거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제13차 서해문화포럼 학술대회에서 공주대학교 이해준 명예교수가 ‘웅천 집성당의 창건과 역사’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 집성당의 학술적 가치를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집성당은 전국적으로도 보령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강학 기관이자, 지역 유림들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하고 있다. 매년 2회 석채례를 통해 선열들의 뜻을 기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후손들에게 애국심과 전통의 가치를 선양하는 교육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집성당은 단순한 역사적 유산이 아니라, 조선 후기 성리학적 전통과 항일운동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국가유산으로 계승할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보존하고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서는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지역사회가 함께 보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령시는 앞으로도 집성당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문화유산으로서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여 지역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석채례를 계기로 보령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집성당이 도유형문화유산을 넘어 국가유산으로 승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