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지에서 출토된 첫째와 둘째 목간

한성백제박물관(관장 김지연)이 동절기 중단했던 백제 한성 왕도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를 재개한다. 조사를 재개하여 백제 왕도의 실체를 밝히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는 목표다. 박물관은 백제 한성기 왕성과 왕릉의 구조 및 토목·건축기술부터 생활문화까지 고대 백제사의 전반적인 연구를 심화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고고학과 분석과학, 건축학, 동·식물학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여 학제간 융합 연구를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한성백제박물관은 2013년부터 박물관 산하에 학술조사연구를 전담하는 ‘백제학연구소’를 두어 몽촌토성과 석촌동 고분군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간의 발굴 조사를 통해 몽촌토성 북문지 일원에서 성 안팎을 잇는 도로와 집자리, 저장시설 등 다양한 시설물을 확인했다. 특히 집수지에서 동아시아 최초의 고대 목제 쟁기 4점과 삼국시대 목간, 다양한 동물뼈와 식물씨앗 등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을 다수 발견했다.

※집수지(集水池): 성내의 용수 확보와 우수(雨水) 시 유속을 줄여 성벽 및 문지의 보호를 목적으로 물을 모아 놓은 시설이다. 의례와 제의, 정원(庭園)으로서의 원지(園池) 등의 기능도 겸한다.

몽촌토성 집수지 현황
집수지에서 네 번째로 출토된 목제 쟁기

특히 올해는 2023년부터 재발굴을 시작한 몽촌토성 동북성벽 조사를 이어나간다. 지난 조사를 통해 몽촌토성에 적용된 성벽 축조기술인 ‘판축기법’의 흔적이 확인되었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흙을 찧어 성을 축조했다’는 기록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석촌동 고분군에서는 5호분 발굴 조사가 이어진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기존에 둥근 모양의 흙무지 무덤으로 알려졌던 5호분이 실제로는 네모꼴의 ‘연접식 돌무지 무덤’과 유사한 구조임이 확인되어 학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올해 조사로 과거 두 차례 발굴에도 불구하고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5호분 본연의 구조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져 기대를 모은다.

한편, 김지연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장은 “한성백제박물관은 서울시 유일의 고고학 전문박물관으로서, 서울 2천년 역사의 시작인 백제 한성기 역사와 문화 규명은 박물관의 가장 큰 사명”이라며 “다양한 발굴조사와 연구를 체계적으로 이어나가 백제 왕도의 실체를 밝히고, 이를 통해 우리의 찬란한 역사문화유산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관련자료 한성백제박물관)